장희재 영천경찰서 수사지원팀장 경감
장희재 영천경찰서 수사지원팀장 경감

통신기술의 발달과 함께 이와 관련된 범죄도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그 중 전화금융사기(일명:보이스피싱)로 평생 모은 재산을 한순간에 잃어버리는 일들이 자주 발생하여 우리 주변을 안타깝게 한다.

어느 날 휴대폰으로 검찰청 검사라며 본인의 통장이 범죄에 사용됐는데 계좌확인을 해야 한다거나, 택배회사라며 배송 결재가 잘못되었는데, 인터넷 주소(URL)를 눌러 보라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위와 같은 내용이 보이스피싱 수법인데, 많은 수법 중에 대표적인 3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휴대폰으로 경찰이나 검사라고 하면서 통장이 범죄에 사용됐는데, 계좌를 확인하기 위해 인터넷 주소(URL)를 보내주며 누르도록 유도한다. 생각없이 누르는 순간, 악성 ‘앱’이 휴대폰에 깔리고 이때부터 피해자는 112를 눌러도, 검찰청에 전화를 해도 범죄자에게 연결되며 결국 소중한 재산은 범죄자의 손에 들어가 버리고 만다.

두 번째 휴대폰으로 은행 직원이라며 연락이 와서 현재 사용 중인 대출이자보다 싼 대출이 있으니, 기존 대출금을 갚기 위한 수수료 명목의 금액을 이체하라고 피해자를 교묘하게 속인 후 재산을 가로채기도 한다.

세 번째 휴대폰으로 가족을 협박하는데, 요즘은 개인정보 유출로 가족관계를 알고 있는 범죄자들이 많다. 자녀가 사채를 썼다며 만약 갚지 않으면 해코지 하겠다고 협박을 하고 심지어 자녀가 우는 소리(이때, 우는 소리는 공범이 내는 소리다)까지 들려준다. 순간적으로 당황한 부모는 이를 사실로 착각하여 범죄자들이 불러주는 금융계좌로 송금하게 된다.

이처럼 휴대폰이 누구에게나 필수품이 되면서 휴대폰을 이용한 범죄가 끊임없이 우리 주변을 맴돌며 재산을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일이 나에게 생긴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대처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만약, 휴대폰으로 낯선 전화나 문자가 온다면, 절대 당황하지 말고 무·침·회만 생각하자. 무·침·회는 무시·침착·회의의 줄임말이다.

무) 검사나 은행직원 등 특정기관 사람이라며 전화가 오거나 낯선 문자메시지가 왔을 때는, 나와 관련이 없으면 무시하고 끊어 버리자.

침) 어쩔수 없이 전화를 받게 되어 통화로 이어질 때는, 절대로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자.

회) 전화를 끊고 난 후에는, 주위 사람들과 꼭 회의를 하자. “이런 전화가 왔는데 뭘까?” 이렇게 회의를 하다 보면 금방 보이스피싱임을 알 수 있다.

어느 날 예고없이 걸려온 한 통의 낯선 전화나 문자메시지가 우리 인생을 불행하게 만들어 버릴 수 있다.

범죄자들은 법 앞에서 항상 새치기를 하며 선량한 국민들을 교묘하게 노리고 있으니, 이제부터라도 우리 스스로 예방해야 할 때다. 경찰이나 검사를 사칭한 낯선 전화나, 과도하게 친절한 전화를 받았을 때는 제일 먼저 무·침·회를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

이러한 무·침·회의 생활화로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하는 국민이 한 명도 없는 밝고 평화로운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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