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영 포항대학교 간호학과 외래교수
이진영 포항대학교 간호학과 외래교수

이진영의 ‘재난 영화들을 통해서 보는 사회복지’ 일곱 번째 이야기는 1997년 개봉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타이타닉’이다. 이 영화는 로맨스로도 유명하지만 1912년 4월 15일에 발생했던 타이타닉 침몰 사고를 각색하여 만든 영화로 재난영화로도 분류된다.

2014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은 여전히 국민의 가슴속에 통곡의 사건으로 남아 있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 부모를 잃은 자식의 마음, 단원고의 많은 학생과 선생님들의 마음, 팽목항의 상인들, 간접경험을 통한 재난의 아픔을 함께 나눈 국민 모두 다 아픔을 같이 나눈 사람들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재난이라고 하는 것은 누구나 겪을 수 있다지만 일생을 통해 한 번도 겪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듯이 재난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은 재난을 겪은 사람들의 아픔을 이해는 할 수 있어도 공감하기란 쉽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사회적 약자뿐만 아니라 갑자기 일어난 재난으로 인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할 때 정부 정책 중의 하나인 긴급복지지원제도(위기상황에 놓여 생계유지가 곤란한 저소득 가구에 생계·의료·주거지원 등 필요한 지원을 일시적으로 신속하게 지원하여 위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다수의 국민뿐 아니라 피해를 입은 당사자조차도 이런 제도가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제도들이 과연 공감에서 만들어진 것인지, 이해에서 만들어진 것인지를 생각해 봤을 때, 안타깝게도 공감보다는 이해에 머물러 있다고 본다.

재난의 피해 당사자가 되는 것과 그 주변인이 되는 것 중에 어느 쪽의 입장에서 제도와 정책을 만드는 것이 재난의 피해 당사자를 더 공감하고 위하게 될 것인지 명확해야 하며 사회복지 현장에서 이해보다는 공감을 중요시할 수밖에 없는 이유 또한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사회복지의 관점은 이해를 넘어선 공감의 정책과 제도가 되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공감보다는 이해의 수준에서 머물러야만 하는 이유가 많음을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예산의 문제가 될 것이라는 것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한 줄기의 희망이 되는 정부지원제도라고 해서 신청을 하면 예산이 이미 끝나서 지원이 안 된다는 말을 들을 때 우리가 느끼는 좌절감 같은 것이다.

비록 예산이 끝나서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현재 우리나라의 수많은 정책을 국민은 세세하게 알지 못하여 이용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재난의 피해 당사자가 되었을 때 제도를 몰라서 이용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면 얼마나 속상하고 때론 안타까울까를 공감한다면, 적어도 제도가 필요한 사람이 알지 못하여 이용을 못 하는 일은 없도록 국가는 국민에게 제도의 정확한 의미와 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안내하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본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