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하루 두 차례 4개 열차 운행
예약도 쉽지 않아 이용에 큰 불편

서울 수서역에서 출발한 SRT가 포항역으로 들어오고 있다.경북일보DB
포항~수서행 SRT 열차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승차권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여서 증편 요구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지역민들이 민간부문의 경제력과 문화시설이 집중된 강남을 찾고 있어 포항-서울 강남 간 교통편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포항-수서간 고속열차 배차는 하루 2차례에 불과하다. 391호가 수서에서 오전 6시 30분 출발해 다른 역을 거쳐 포항 오전 8시 51분 도착하고 392호가 포항에서 오전 9시 41분께 출발해 수서에 낮 12시 2분 도착한다. 393호는 오후 4시 34분께 수서 출발, 오후 7시 1분께 포항 도착하고 394호는 오후 7시 43분께 포항 출발, 오후 10시 10분께 수서 도착이다.

지난 9월 열차 운행을 시작한 뒤 포항역 기준 승차권 발매상황은 평균 90%에 이르러 출발역에서 거의 만석인 상태이며 미리 예매하지 않으면 승차권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말엔 전석 매진을 잇따라 기록하고 있으며 평일에도 오전에 좀 더 많은 비중을 둔 채 매진 사례가 상시적으로 나타난다.

15일 기준 16일 오전 전석 매진, 17일 오후 일반실 외 모두 매진, 18일 동일, 19일 오전 매진, 20·21·22일 전부 매진됐다. 이는 포스코의 본사가 수서역과 가까운 강남 테헤란로에 위치해 지역에 수요가 많은 데다 강남지역에 유명기업의 본사는 물론 대형종합병원, 롯데월드 등 문화시설을 등 지역을 오가는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고작 하루 두 차례 4개 열차 운행에 그치고 있어 편리한 교통수단을 충분히 이용할 수 없자 오히려 불만을 나타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포항시 북구 전모(30대)씨는 “아이가 심장질환을 앓고 있어 서울아산병원을 이용해야 하는데, 운행시간과 진료시간의 차이가 너무 나서 일찍 가서 오랫동안 대기해야 하는 불편이 많고 그나마 예약도 쉽지 않아 이용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업무상 삼성동 무역센터를 자주 오가는 김모(40대·남구 대이동)씨는 “비즈니스 일정을 맞춰 서울로 가려면 SRT를 타고 수서역으로 가는 것이 편한데 교통편 확보가 쉽지 않아 KTX를 타고 동대구역으로 가 SRT로 갈아타고 있다”고 실토했다.

지역에서 서울을 찾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대형병원이나 비즈니스로 대형호텔을 찾는 경우다. 난치병은 물론 중요한 수술을 하려는 경우 서울의 전문병원을 찾는 경우가 잦다. 실제 강남에 위치한 삼성서울병원과 영동세브란스병원은 지역에서 밀려오는 환자가 늘어나자 수서역과 병원을 잇는 셔틀버스를 수시로 무료운행하는 등 서비스를 제공해 많은 이들이 이용하고 있다. KTX를 이용할 경우 중간에 환승을 하느라 30분 이상 기다려야 하는 불편을 겪는 것은 물론 서울역에서 연결되는 교통편도 불편해 시간비용면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 서울 아산병원을 찾는 이용자들도 많은 실정이다. 서울 대형병원을 이용해 정기적인 진료를 받는 이모(68·남구 대잠동)씨는 “심장질환으로 아산병원에서 정기적인 진료를 받고 있는데 편리한 교통편을 두고도 사실상 이용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낮 시간대 운행편이 없는 것도 아쉽다는 의견도 내놨다.

이처럼 SRT 교통편이 생색내기식 운행에 그치는 것은 SRT운용회사가 KTX 운용회사인 한국철도공사의 자회사인 이유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차량운행을 늘리려면 KTX 운행시간대를 SRT로 대체해야 늘릴 수 있는데, 한국철도공사의 양해가 필요한 상황이다. SRT운행회사가 이용객이 적은 시간대에 할인요금제를 도입하는 등 탄력적인 경영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것과 달리 KTX는 노조를 의식해 오히려 SRT와 통합을 시도하는 등 안이한 경영행태를 보여왔다.

서울 강남을 잇는 교통편을 늘려달라는 지역민들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지역국회의원과 경제단체가 힘을 합쳐 정부에 대책 마련을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역민 A씨는 “여야를 떠나 지역의 발전과 지역민의 편의를 위한다는 측면에서 한국철도공사와 SRT에 지역민들의 요구를 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선 역 관계자는 “열차 증편에 대한 승인은 사실상 국토교통부의 결정에 달렸다”며 “포항-수서행뿐만 아니라 부산 등 SRT 자체에 수요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관계기관의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황영우 기자
황영우 기자 hyw@kyongbuk.com

포항 북구지역, 노동, 세관, 해수청, 사회단체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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