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모빌리티엑스포’에서 부스별 라인 투어를 진행 중인 가운데 삼보모터스가 자체 개발한 1인승 기체(HAM2)를 최초 공개하고 있다. 이번 엑스포는 오는 21일까지 친환경 자동차, 미래 모빌리티, 부품·서비스 전시 등으로 열린다. 정훈진 기자 jhj131@kyonbuk.com

키 178㎝에 몸무게 90㎏의 헬멧을 쓴 마네킹 형태의 더미(Dummy)가 조종간을 잡고, 무게 240㎏ 배터리와 10㎏짜리 수소연료통을 가진 기체가 대구 북구 산격동 대구체육관 실내 5m 상공에 떠올랐다. 농구 경기가 열리던 실내체육관 상공을 3분 남짓 비행하던 기체는 안전하게 착륙했다. 19일 개막한 ‘대한민국 미래모빌리티엑스포’에 참가한 대구지역 자동차부품기업 삼보모터스 부스를 찾은 선 홍준표 대구시장의 ‘비행 승인’이 떨어지면서다. 

삼보모터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하이브리드 UAM(도심항공모빌리티)이 이날 모습을 드러냈다. 2015년부터 미래 모빌리티 관련 사업에 공을 들여서 지난해 물류용 UAM인 ‘HAM1’을 개발한 데 이어 이번에 수소 연료전지와 배터리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HAM2’가 주인공이다. 

최대 시속 90㎞로 편도 40㎞까지 비행이 가능하고, 최대 35분에서 40분 비행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9월 25일 국내 최초로 국토교통부로부터 UAM 특별감항증명(비행 안전신뢰성 검증)을 받은 배터리 UAM을 통해 실험하면서 확인했다. 

UAM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 하이브리드 UAM ‘HAM2’를 바라보던 조병래 삼보모터스 통합기술연구소장(전무)은 기뻐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하루빨리 장밋빛 희망고문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현대기아자동차와 혼다자동차를 거쳐 삼보모터스에 안착한 그는 “평생 수소를 연구하면서 쌓은 기술력으로 개발해낸 ‘HAM2’가 실내체육관에 갇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기체 경량화, 수소 연료전지와 배터리라는 2가지 동력원을 선별적·복합적으로 구동해 비행시간을 최대치로 늘리는 기술 등을 가졌지만, 다양한 기후환경 속에서 기체의 상승과 하강, 선회 등으로 액션을 세분화해서 테스트를 할 수 없다 보니 향후 UAM의 새로운  모델로 세계시장에 내놓겠다는 꿈도 실현할 수 없다. 국내에서는 수소를 연료로 쓰는 비행기에 대한 항공 기준이 없어서 실내 실험만 10여 차례 거친 게 전부다. 조병래 소장은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당장 내년에 미국으로 건너가서 ‘HAM2’의 성능 실험을 진행해야 할 형편”이라면서 “‘HAM2’를 야외로 끌고 나와서 기술검증을 하다 내가 처벌을 받아야만 국가가 나서서 감항증명 기준을 세울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그는 “세계 기업에 견줄 기술을 개발하고도 법규 미비로 기술 검증을 하지 못하다 보면 한국의 UAM 경쟁력과 기술력이 다른 나라에 뒤 쳐질 수밖에 없다”며 “오늘 개막한 대한민국 미래모빌리티를 주관한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국회가 하루빨리 이 숙제를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대한민국 미래모빌리티 개막식에서 백원국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윤석열 정부는 2025년 UAM 상용화에 이어 2027년 완전 자율주행 시대 개막을 목표로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을 차근차근 실행하고 있다”면서 “오늘부터 시행된 모빌리티 혁신 및 활성화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모빌리티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