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염수에 천일염도 고행행진
전년대비 40% 인상 전망 나와

정부가 김장재료 수급 안정을 위해 배추, 무, 등 농산물 약 1만1천t(톤)과 천일염 1만t을 시장에 공급하는 ‘김장재료 수급 안정 대책’을 2일 확정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김장 재료를 살펴보는 모습.연합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소금값이 평년 대비 크게 올라 주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일 대구지역 배추(10㎏) 도매가격은 평년보다 27% 넘게 올랐고, 11월 기준 전년 대비 40% 넘게 비싸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관측 11월호 엽근채소’ ‘농업관측 11월호 양념 채소’ 보고서에 따르면 11월 배추(10㎏) 도매가격은 상품 기준 8000원으로 전년(5561원)보다 43.9%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2018년부터 작년의 최대·최소를 제외한 평균치인 평년 도매가격인 6838원과 비교해도 17.0% 비싸다.

지역 유통업계의 배추 가격을 살펴봐도 평년보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대구지역 가을배추 중도매인 판매가격은 평년(7833원)보다 27.6% 비싼 1만원을 나타냈다.

이날 대구 칠성시장에서는 가을 배추 1포기가 6660원에 소매 거래됐다. 전날 여름(고랭지) 배추 1포기는 평년(4250원)보다 80.2%나 비싼 7660원에 팔리기도 했다.

다만 농경연은 배추 출하량이 증가하면서 이달 순차적으로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재료 값 역시 도무지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굵은 소금(5㎏) 전국 평균 소매 가격은 1만3997원을 기록했다. 전년(1만1686원)과 비교했을 때 19.7% 올랐고, 평년(8450원)보다 65.6%나 뛰었다.

올해 여름 집중호우와 태풍 등이 겹치면서 천일염 생산량이 줄어든 데다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서 수요가 급증해 천일염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탓이다.

고춧가루와 대파까지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농경연 관측에 따르면 대파(1㎏)는 전년(1809원)보다 49.3%, 평년(1724원)보다 56.6% 비싼 2700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건고추(600g)도 1년 전(1만2925원)보다 4.4%, 평년(1만1973원)과 비교해 12.8% 각각 오른 1만3500원 수준으로 내다봤다.

다만 무(20㎏) 가격은 1만원 정도로 전망됐다. 이는 전년(1만2102원)보다 17.4% 저렴한 수준이다.

이날 포항시 죽도시장에서 만난 전모(60대) 씨는 “슬슬 김장 준비를 하려고 하는데, 모든 품목이 예년보다 비싼 것 같아 부담스럽다”며 “보통 김장을 한 번 하면 1년 내 먹을 수 있도록 많이 준비하는 편인데, 올해는 최소한으로 해야 할 것 같다”고 고심하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2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주재 비상경제장관회의를 통해 ‘김장재료 수급 안정 대책’을 확정했다.

농협 출하 계약 물량을 이용해 연말까지 배추 2700t을 도매시장에 공급하고, 김장 성수기에 배추가 부족하면 12월 출하 물량의 조기 출하를 장려하기로 했다.

무도 일시적 공급 부족에 대비하기 위해 최대 1000t을 수매하고, 필요시 낮은 가격에 대형마트, 전통시장 등에 공급한다.

정부는 대파에 할당관세(2000t) 적용을 추진하고 건고추는 저율관세할당(TRQ) 물량 1400t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천일염의 경우 정부비축 천일염 최대 1만t을 시장에 공급한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다음 달 15일까지 전통시장과 마트 등에 국산 정부비축 천일염 최대 5000t을 우선 공급해 현재 시중가격(10㎏ 기준 약 3만원)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할인 판매하고, 수입산 천일염도 5000t 확보해 공급할 계획이다.

이 밖에 오는 26일까지 ‘대한민국 수산대전-코리아수산페스타’를 열어 새우젓, 멸치액젓 등을 할인 판매한다.

김종구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김장재료 구매에 부담을 느껴 김장을 못 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김장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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