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럼피스킨병 청정경북 사수 최전선 과부하 심각
정규직 전환·처우 개선 등 인력 확충안 마련 시급

럼피스킨병 전국 확산 우려에 따라 소독을 강화하며 방역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소 럼피스킨병이 전국적 확산 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국 최대 규모 소 사육지인 경북의 방역최전선을 지키는 가축방역사 수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경북에선 아직까지 한 차례도 확진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다.

5일 경북도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도내 축산농가는 올해 3분기 기준 1만7970 농가에 달한다. 반면 도내 가축위생방역지원 경북도본부 소속 가축방역사는 73명에 불과해 방역사 한 명이 246곳의 농가를 담당해야 한다.

특히 소 럼피스킨병 등 가축 전염병 확산 위험이 지속되는 가운데 방역 최일선에 있는 가축방역사 대부분이 업무 중 부상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최춘식(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는 가축방역사 496명이 방역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가축방역사는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소속으로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따라 구제역·AI 등 가축질병 사전예방과 확산방지를 위한 방역활동 업무를 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203명을 대상으로 ‘가축질병에서의 필수 업무 및 필수 업무 종사자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업무 수행 중 부상 경험 여부’에 대해 응답자 중 95.6%(194명)가 ‘부상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부상 경험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3.9%(8명)에 불과했다.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자료를 보면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6년간 가축방역사 안전사고는 총 216건이다. 연도별로는 2018년 27건, 2019년 28건, 2020년 43건, 2021년 36건, 2022년 43건, 올해 8월까지 39건이 발생했다.

가축방역사 안전사고는 시료 채취와 채혈 작업 과정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사를 놓는 과정에서 가축이 격하게 움직여 다치는 경우다. 채혈과정에서 소가 발버둥 치는 바람에 손가락 절단된 사고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 최일선에선 현장 인력의 처우 개선을 위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무는 고단하지만, 대부분 비정규직에 처우도 좋지 않은 것이 주요 원인이다.

구미칠곡축협 관계자는 “소 럼피스킨병 차단 방역에 휴일 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소독약 살포로 발생하는 작물재배 농가의 민원 등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며 “고된 일에 비해 급여는 겨우 최저시급 수준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국내 소 럼피스킨병 확진 사례가 78건으로 늘었다고 5일 밝혔다. 전날 오후 2시 기준 럼피스킨병 백신 접종률은 84.8%로, 전체 407만6000마리 중 345만6000마리가 백신을 맞았다. 럼피스킨병은 모기, 침파리 등 흡혈 곤충에 의해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감염된 소에서 고열, 피부 결절(혹)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폐사율은 10% 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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