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원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장

지난 11월 7일 행정감사를 마쳤다. 기념관은 도의회 조례로 탄생한 출연기관으로 행정감사 대상이다. 소관부서는 행정복지행복위원회이다. 행복위는 최태림 위원장을 비롯한 박선하, 이칠구, 임기진, 김희수, 황명강, 김일수, 박영서 의원이 봉사한다. 행정감사는 감찰이나 수사와 달리 행정행위의 부당성을 시정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고함이 나올 이유가 없는 자리이다. 행정감사의 이념은 명백하다. “더 투명한 행정, 더 발전적인 행정, 그럼으로써 도민의 행복증진이다.”

예전과 다르게 내앞마을 기념관을 직접 방문해주었다. 시설물을 모르고 서류만 보고 생산적인 감사가 되기는 어렵다. 행정감사에 임하는 자세를 회의 시간에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해서 직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었다. “조직은 목표가 투명해야 한다. 조직의 존재 이유는 명백하다. 영향력이다. 영향력은 고객 관점에서 평가받아야 한다. 기념관의 고객은 경북 도민이다. 모든 조직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평가의 원칙은 외부평가이다. 도의회 행정감사가 바로 그것이다. 행정감사는 기념관을 자극해주는 보약이다.”

덧붙여 보고드렸다. 리더십은 특권이 아니라 책임이다. 일하다 보면 음해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의회가 주는 애정은 매우 중요하다. 남북전쟁 당시 그랜트 장군은 많은 성과를 냈다. 하지만 시기한 주변 사람들은 그랜트가 너무 술을 좋아한다고 비난했다. 얘기를 들은 링컨 대통령은 지시했다. “그랜트 장군이 무슨 술을 좋아하는지 알아 오시요. (실적이 안 좋은) 다른 장군들에게 한 통씩 보내겠소.” 링컨 대통령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세상에 단점 없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그리고 기념관이 경북 선열을 제대로 빛내기 위해, 미국의 국부인 벤자민 프랭클린의 업무 수완을 소개하며 당부드렸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힘든 일을 할 때는 꼭 의회의 정치적 결의를 받았다. 그에 착안하여 행복위 차원의 정치적 결의를 요청했다. 기념관으로서는 중앙부처에도 제시할 마패와 같은 보물이 될 것이다.

첫째. 호국보훈재단의 출범을 결의해 주십시오.

둘째. 다부동 전적기념관 관리를 기념관에 위탁하는 결의를 해 주십시오.

셋째. 통일서원제를 국가 행사로 할 것을 결의해 주십시오.

넷째. 독립기념관 일대를 무궁화 꽃, 자유 독립로로 선포해 주십시오.

주권국가는 건국화-근대화(산업화)-민주화-선진화의 단계를 거쳐서 발전한다. 항일독립운동은 건국의 기틀이었다. 그러나 건국화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근대화와 선진화로 계속 나가야 한다. 이를 빛낼 도약의 길이 호국보훈원의 출범이다.

의원들의 질문은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포항이 지역구인 이칠구 의원께서는 기념관의 미래비전에 대해 동감해 주셨다. 한편 몇몇 의원은 기부 의사도 밝히셨다. 원래 기념관은 출범부터 기부금을 받을 수 있는 법정단체이다. 사실 한정된 출연금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어서, 지난 10월에 서울에 있는 지인 두 분에게서 각 1천만원을 기부받았었다.

연간 예산이 약 14조 원인 경상북도에서 채 50억 원도 안 되는 돈으로 경북을 빛낼 일은 흔치 않을 것이다. “경북은 국권회복의 원동력이었다. 경북은 자유독립의 성지이다. 경북은 자유대한민국 번영의 반석이다.” 기념관과 향후 호국보훈원의 비전을 한 줄로 제시하고자 한다. 우리는 국가를 위해 봉사한, 경북선열을 위해 봉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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