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원 경북독립운동기념관장

지난 11월 14일은 고(故)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6주기였다. 구미시는 고인의 생가(生家)에서 ‘탄생 106돌 숭모제 및 기념행사’를 거행했다. 전 세계는 박정희 대통령 하면 떠올리는 용어가 있다. ‘한강의 기적’이다. 한강의 기적은 6·25 전쟁 이후 대한민국의 급성장을 가리키는 말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경제부흥을 지칭하는 ‘라인강의 기적’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한다. 그러면 한강의 기적은 말 그대로 기적일까?

우리나라는 6·25전쟁을 거치면서 전 국토가 황폐해진 세계 최대의 빈곤국 중 하나였다. 이에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켜 자유대한민국을 지켜낸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은 폐허가 된 서울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이 나라가 재건하는 데는 100년이 더 걸릴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고 박정희 대통령이 이끈 대한민국은 1962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시작으로 7년 만에 초고도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서독은 수출 10억불에서 100억불을 이루는 데 11년 걸렸다. 일본은 16년 걸렸다. 하지만 박정희 대통령이 이끈 대한민국은 7년이 걸렸다. 1961년 당시 우리나라는 세계 125개 국가 중 101번째로 세계 최빈국그룹에 속했다. 그 당시 북한은 49번째로 우리나라보다 훨씬 잘살았다. 이런 나라를 1인당 국민소득은 1962년 87달러에서 2023년 약 33,000달러로 380배, 국내총생산(GDP)은 23억 달러에서 2022년 현재 1조6733억 달러로 약 730배가 넘는 경제 규모로 성장하게 하였다. 왜 하필 수많은 나라 가운데 경제 기적이 극동 아시아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에만 일어났는가? 그것은 기적이 아니었다. 탁월한 리더가 이뤄낸 작품이었다. 기적이 아니라 피눈물이었다. 모두 사람이 한 일이었다.

106주년 박정희 대통령 숭모제를 맞아 생가를 직접 찾았다. 그분의 몇 가지 말들이 귓전을 때렸다. 건국 이래 최대 토목공사인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밀어붙이면서 단호하게 말했다. 당시 야당은 물론이고 건설 관계자와 경제학자들이 불가능하다고 반대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하면 된다(can do)”면서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이뤄냈다. 경부고속도로 준공 후 그 길 위에 좋아했던 막걸리를 뿌리며 말했다. “이 길은 조국 근대화의 길이며 남북이 소통하는 통일의 지름길이다.”

올해 숭모제에 윤석열 대통령은 축하 메시지를 보내 “박정희 대통령은 하면 된다는 기치로 국민을 하나로 모아 우리나라 산업화를 강력히 추진해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박정희 대통령께서 계셨기에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 5천 년 역사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살고 있다”고 밝혔다.

고인은 말했다. “나는 물론 인간인 이상, 나라를 다스리는데 착오가 없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나는 당대의 인기를 얻기 위해서 일하지 않았고,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 부럽지 않게 떳떳하게 잘 살 수 있을까를 항상 염두에 두고 일해왔습니다.” 그러면서 말을 이었다. “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비판들이 많은데 지금은 남들이 몰라줘도 좋고, 야당이 비판해도 좋다. 나는 역사의 영욕을 다 각오하고 있는 사람이다. 내가 죽은 다음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 역사가 나를 평가할 것이다.”

그렇다.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 “한강의 기적은 기적이 아니었다고, 그것은 박정희라고 하는 사람의 작품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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