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노우 한국전력 대구본부 배전운영부 차장

농업용 비닐과 반사필름은 우리 농촌에서 생산성 향상과 과수 품질향상을 위한 필수적인 자재로 널리 사용되어 왔다. 비닐하우스 재배로 사계절 신선채소와 과채류의 공급이 가능해졌고 멀칭용 비닐을 사용함으로써 농업생산력이 증대되었으며, 농업용 반사필름으로 더 생기있고 품질 좋은 과수를 생산하게 되었다.

하지만 매년 겨울철이 되면 사용이 끝난 농사용 비산물(반사필름, 폐비닐, 은박지 등) 이 적절히 폐기되지 않아 여러 피해가 일어나는 경우가 빈번하다. 농사용 비산물이 바람을 타고 날아올라 전력설비와 접촉하는 것도 그 중 하나이다. 전력선에 비산물 닿으면 정전이 발생한다. 또한 접촉 물질이 전기가 잘 흐르는 도체인 경우에는 불꽃이 발생하여, 겨울철 건조한 대기로 인해 화재로 확산되고 지역사회에 큰 피해를 주게 된다. 기후변화로 강우량이 줄고 건조 기후가 지속되면서 화재 위험은 더 커지고 있다.

한국전력은 매년 비산물 원인 정전과 이로 인한 2차 피해를 줄이기 위해 많은 인력과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산악지역 선로를 선별하여 집중 순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설비진단과 보강 등 안전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한국전력 대구본부에서도 11월 15일부터 농사용 비산물의 전력설비 접촉 예방 활동을 시작하였다. 지자체 및 농가 주민들에게 농사용 비산물의 적절한 관리를 요청하는 공문 및 홍보문을 발송하고 있으며 농촌지역의 선로는 순시를 더욱 강화하는 등 비산물이 전력설비에 접촉하지 않도록 사전에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전력설비의 특성상 대부분의 설비가 외부에 노출되어 있어 한국전력의 노력만으로는 전력설비에 날아오는 비산물을 모두 막을 수 없다. 지난 3년간 비산물 때문에 전국적으로 136건의 정전이 발생했으며 그 중 농사용 비산물로 인한 정전이 약 60%에 달한다. 이미 지난 11월 영덕에서만 2건의 농사용 비산물이 전력선에 접촉해 정전이 발생한 바 있다. 강풍이 불긴 했지만, 자연재해로 치부하기엔 그 피해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수도 있으므로 비산물로 인한 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한국전력의 노력뿐만 아니라 각 농가와 지자체의 관심과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농가에서는 비닐 등 비산물을 사용 중일 때는 견고히 고정하여 강풍에 유실되지 않도록 하여야 하고, 사용 후에는 경작지에 방치하지 말고 즉시 철거하여 적절한 절차에 따라 배출하여야 한다. 지자체는 농가에서 사용한 비산물을 쉽게 배출(폐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며 배출 과정에서 폐자재가 이탈되지 않도록 관리하여야 한다. 또한 폐자재가 노상에서 발견되면 즉시 수거하여 비산을 예방하고, 만약 한국전력 선로에 비산물(반사필름, 폐비닐, 은박지 등)이 접촉하여 있는 경우에는 즉시 한국전력(전화 123)으로 연락해 정전 예방에 최선을 다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농가 주민들과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을 기대하며 한국전력과 농가, 지자체가 한마음으로 노력한다면 다가오는 겨울과 건조기에 정전과 화재 걱정 없는 안전한 계절을 지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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