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순 경일대 교수·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위원
임한순 경일대 교수·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위원

러시아 방산 업체 NPO마쉬. 마하 9의 속도로 1000km를 비행하는 극강 미사일 ‘치르콘’을 개발한 곳이다. 초음속 순항 미사일 P-800 오닉스도 여기서 나왔다. 지난해 5월 모스크바 인근 소도시 레우토프에 있는 NPO마쉬 연구소. 누군가 미사일 극비 정보를 탈취해 간 사실이 드러났다. 5개월 이상 내부 전산망을 휘젓고 다니며 미사일 기술을 빼내 간 것이다.

범인은 서방이 아니었다. 바로 북한. 북한은 이 시점에 자신들이 갖지 못했던 미사일 연료 앰플화에 성공한다. NPO마쉬의 핵심 기술이다. 그리고 지난 21일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지구 궤도에 성공적으로 올렸다. 북한의 해킹 능력은 세계 최강이다. 철벽 NPO마쉬를 뚫은 데서 알 수 있다. 북한 해킹그룹 ‘라자루스’가 우리 주요 핵심 기관들을 끊임없이 공격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중앙선관위 시스템이 해킹에 취약하다고 밝혔다. 내부 전산망과 인터넷망이 분리되지 않아 해커가 내부 선거 시스템까지 침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선관위는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사실만 부각했다며 반발했다. 중요한 것은 기술적으로 가능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NPO마쉬를 뚫어낸 북한이다. 만약 해킹되면 대의민주주의가 하루아침에 수렁에 떨어질 수 있다.

최근 행정기관 전산망과 조달청 나라 장터가 동시에 장애를 일으켜 국민들을 불안하게 했다. 특히 나라장터는 해외에서 집중 공격 당해 장애를 일으킨 것으로 확인됐다. IT 강국 기간 전산망이 이래도 되는가. 지난 정부에서 국가 보안부서 기능이 대폭 축소됐다. 사이버 감시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사이버 공간에서 펼쳐지는 ‘제5전장’은 어떤 전쟁보다 치열한 현대전이다. 백만대군 양성 이상 중요하다. 차제에 국가 사이버 보안을 대폭 강화해 제5전장을 철통 방어해야 한다. 피가 흐르지 않아도 국가를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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