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용석 한국산업안전공단 경북지역본부 안전보건부 부장.
마용석 한국산업안전공단 경북지역본부 안전보건부 부장

찬바람에 옷깃을 여민다. 유난히도 덥고 집중호우와 폭우로 고생한 올여름이 지나고 날씨가 쌀쌀해져 추위를 피할 따뜻한 장소를 찾고 실내는 보온을 유지하게 된다.

겨울철 건설현장에도 건축자재로 사용하는 콘크리트를 굳히기 위한 보온양생작업하고 있다. 콘크리트에는 물이 포함돼 있어 겨울철에는 물이 얼거나 녹는 과정에서 콘크리트 강도가 저하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천막을 치고 그 안에 갈탄 등으로 열을 발생시켜 온도를 유지한다. 이처럼 콘크리트 양생을 위해 갈탄을 사용할 경우 갈탄의 완전한 연소가 되기 전에는 일산화탄소가 발생하고 이런 장소에 출입하는 근로자는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질식에 의해 목숨을 일을 수밖에 없다.

일산화탄소는 무색, 무취, 무자극성의 기체로 주로 갈탄과 같은 고체연료가 불완전 연소가 되면서 발생한다. 혈액 내 헤모글로빈은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해 온몸에 산소를 운반하게 되는데, 산소와 일산화탄소가 함께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산소와 결합하지 않고 일산화탄소와 결합해 결국 체내 산소부족 상황을 일으켜 질식이 발생하고 점차 의식을 잃게 되어 사망에 이르게 된다. 또한, 쓰러진 동료를 구하러 들어간 근로자까지도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그래서 일산화탄소를 ‘보이지 않는 살인자’로 표현되는 이유이다.

산업재해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13년∼’22년) 산업현장에서 발생한 질식재해는 188건으로 그 중 155명이 질식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겨울철 건설현장 콘크리트 양생작업으로 24건이 발생하고 그 중 14명이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 모든 사고를 전부 막을 수 없다. 그러나 질식사고와 같은 나쁜 사고는 충분히 막을 수 있고 반드시 막아야 한다.

그렇다면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질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 번째는 갈탄 등과 같이 일산화탄소를 발생하지 않는 전기 열풍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장소나 부득이하게 갈탄 등 고체연료 방식의 양생설비를 사용할 경우에는 반드시 일산화탄소 감지기를 설치하여야 한다. 두 번째 콘크리트 보온양생하는 장소에는 ‘질식 위험공간 관계자외 출입금지’ 경고표지를 설치하여 허가 받지 못한 근로자가 출입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세 번째 콘크리트 보온양생공간에 내부 온도측정, 갈탄 교체 등을 위해 들어갈 경우에는 일산화탄소, 산소 농도를 측정하여 적정 공기수준을 확인하고 내부작업 시 일산화탄소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에는 송기마스크 또는 공기호흡기를 착용하고 작업하여야 한다.

안전보건공단에서는 질식사고를 예방하기 위하여 전화 한통이면 질식재해 예방 전문가가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산소·일산화탄소 농도 측정, 안전보건교육, 재해예방 장비 대여 등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찾아가는 질식재해예방 One-Call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산소가 인간의 삶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요소인 것처럼 안전은 행복한 삶을 위한 기본 조건이다. 건설현장 근로자가 다 함께 반드시 안전수칙을 준수하여 질식 사망사고를 예방하고 일터와 우리사회에 따뜻한 안전보건 바람을 불어넣는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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