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균 대구광역시자치경찰위원회 상임위원
박동균 대구광역시자치경찰위원회 상임위원

셉테드(CPTED)는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으로 물리적인 환경설계를 통해서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는 기법이다. 어두운 골목길에 CCTV나 가로등, 비상벨을 설치하는 것이 셉테드의 전형적인 방법이다. 보통 범죄자는 자신이 범죄를 저질렀을 때, 발각되어 처벌될 가능성이 있으면, 범죄를 단념한다. 따라서 제복 입은 늠름한 경찰관들이 지역을 순회하면서 예방순찰을 강화하고, 셉테드를 보강하면 범죄를 예방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2021년 7월 1일, 자치경찰제가 실시되었다. 이제 2년 4개월이 지났다. 자치경찰의 출범과 함께 대구시 자치경찰위원회도 다양한 셉테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도시개발공사와 협업하여 시민안전을 위한 다양한 컨설팅 사업과 환경개선 사업을 하고 있다. 대구시 북구 태전동의 여성안전 귀갓길 ‘샛별로 사업’, 대구 달서경찰서의 지역맞춤형 자치경찰 주민체감 사업으로 ‘주민과 함께, 가장 안전한 우리 동네 만들기 달개길 사업’은 우수한 셉테드사업으로 평가된다.

최근에는 대구시의 모든 경찰서와 구청에서도 셉테드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서문시장 옆 계성중, 고등학교 인근 통학로를 대상으로 환경을 개선하는 ‘햇빛사이로(路) 프로젝트’를 최근에 마무리했다. 대구시 자치경찰위원회가 확보한 통학로 범죄예방 환경개선 예산으로 노후주택이 밀집되고 빈집이 많아 청소년비행 등의 우려가 높은 500 미터 구간에 태양광 벽부등과 방범용 반사경, 비상벨 등을 설치했다.

또한, 대구 중구청은 유동인구가 많고, 유흥가가 밀집되어 있는 삼덕동 1가와 공평동에 내년 2월 완료 예정으로 어둡고 낙후된 골목 개선과 복잡한 동성로 골목의 보행환경 개선에 주안점을 두고 셉테드사업을 하고 있다. 이 사업에는 소화전과 CCTV 도색, 막다른 골목길의 인지성을 높이기 위한 진입로 안내판과 조명 설치, 골목길 바닥에 태양광 설치 등이 포함된다.

대구 달성경찰서는 현풍읍 중리 일원에 안심 바람이 부는 길 ‘늘솔길 Ⅱ’를 조성했다. ‘늘솔길 Ⅱ’ 사업은 달성경찰서, 달성군, 현풍읍 행정복지센터가 공동으로 경찰청 셉테드 컨설팅 공모전에 선정된 지역공동체 협력 치안사업이다. 이 사업은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쳐 셉테드 기업을 적용해서 노후된 벽면 도색과 어두운 골목길에 솔라벽부등, 솔라표지병을 설치해서 조도를 높였고, 어린이들의 보행안전을 위해 어린이 보호구역 전신주 래핑과 함께 일련번호를 기입해 112 신고와 연계하는 등 위치 확인이 간편하게 이루어져 경찰출동이 용이하도록 했다.

안전한 대구 만들기를 위한 셉테드사업의 효과를 높이려면 중요한 것이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셉테드 설계 초기 단계부터 해당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에서 어디가 위험하고, 어디가 개선되어야 하는지는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이 가장 잘 안다. 그리고 셉테드사업의 기획 단계부터 지역주민이 참여하게 되면 사업이 실제로 집행되는 과정과 혹시나 있을 문제점에 대한 보완 작업에도 주민들의 호응과 협조가 훨씬 용이하다. 주민이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셉테드사업이 필요한 이유이다.

둘째, 사람이 건강하려면 적정한 운동과 음식, 생활 습관 모두가 중요하듯이 셉테드사업은 지역의 현장경찰관들과 자율방범대 등과 함께하는 예방순찰과 공동체 치안 시스템 확립 등과 병행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대구 자치경찰의 궁극적인 목표는 시민의 안전이다. 모든 역량과 시스템을 모아서 대구시민을 ‘안전하게’ 보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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