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네우마의 시편’ 표지.
시인이자 작가인 이상규(경북대 명예교수, 전 국립국어원장)의 아홉 번째 시집 ‘프네우마의 시편’(예서)이 12월 10일 출간됐다.

올해 8월 ‘외젠 포티에의 인터내셔널가 변주(에서)’ 이후 불과 석 달 만에 출간된 시집이다.

이번 시집에는 장시 ‘프네우마 시편 1~18’ 포함해 총 96편의 시가 실려 있다.

이번 시집에는 ‘출렁이는 강물’ 등 풍경을 파노라마처럼 펼친 시와 ‘양지다방 여주인’처럼 인물에 관해 형상화한 시에서는 인간에 대한 성찰을 통해 문학의 본질을 인간 삶 속에서 찾고자 하고 있다.

‘발해사론’과 같이 고전적 발상을 시로 형상화한 시편들에서는 작가가 평소 관심을 갖고 있는 한국의 북방민족사와 불교적 장소 등과 같은 고전에 시적 상상력을 결합시켰다.

또한 이 시집에는 ‘수성못에 내려앉은 하늘’과 같이 산문 형태의 시도 다수 포함돼 있는데, 서술적 심상의 메시지 전달의 양이 많아진 경우에 운율성을 배제시킨 시적 산문의 결과이다.

특히 표제시이기도 한 장시 ‘프네우마(Pneuma) 시편’ 18편이 게재돼 있다.

이상규 시인은 “현재 18편까지 창작한 이 ‘프네우마(Pneuma) 시편’을 100번까지 쓸 것이다. 의미를 부숴내는 백화작업, 언어의 질서를 깨면서도 상상하는 메시지를 포기하는 작업으로 ‘바람’이라는 존재의 의미에 천착하고 싶다”고 말한다.

“인간이 가장 아름다운 미학적 존재이다. 인간이 가장 보배로운 미적 대상이며, 사랑이 듬뿍 담긴 최고 절정이 미학적 욕망의 대상이다. 일상의 삶속에서 언어의 자의적인 본질을 이용한 사물의 본질을 찾으려는 창의적인 노력의 결과물이 문학 작품이다. 인간 삶을 둘러싸고 있는 우주의 본질에 한걸음 다가서는 예술의 한 영역이 문학이다. 그래서 가치 있는 행위인 동시에 책임 또한 적지 않다.”(인터뷰 중에서)

이 시집은 시인(이상규)의 사유의 벌판에 피어난 들풀이다. “아무 말 할 것 없는 상태의 시에 도달하기 위한 중간 귀향지”라고 시인(이상규)은 말한다.

그리스어로 ‘정신’이라고 번역되는 ‘프네우마(pneuma)’는 ‘호흡 작용(숨을 쉼)’을 뜻하지만 어디까지나 질료적 의미를 지닌다.

지은이 이상규 는 시인이자 작가로서 글 읽고 또 쓰는 일과 함께 한옥 대목수 일을 배우고 있다.

1978년 ‘현대시학’ 추천완료로 문단에 데뷔한 후 ‘종이나발’, ‘13월의 시’, ‘외젠 포티에의 인터내셔널가 변주’ 등 시집 여러 권과 연구저술들을 발표했다.

외솔학술대상(2000), 봉운학술상(2001), 대한민국한류전통문화대상(2014), 한국문학예술상(2015), 매천황현문학대상(2017)을 수상했고, ‘13월의 시’는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됐다. 최근 한국의 전통미학의 원류를 찾아내는 글을 쓰고 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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