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23일 화재가 발생해 고로(용광로) 가동이 한때 중단됐다.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 침수 피해로 54년 만에 처음으로 고로 가동이 중단됐다. 복구 후 1년여 만에 화재로 잠시나마 고로 가동이 다시 멈춰 섰다. 50년 넘게 한 번도 고로 가동이 중단되지 않았던 제철소의 고로 가동이 최근 2년 새 두 번이나 멈춰 선 것은 심각한 문제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단순한 기업이 아니다. 국가 기간산업이자 세계 최고의 철강 회사 아닌가. 지난해 수해 때 온 국민이 가슴을 졸여야 했다. 국내 조선·자동차·기계·건설업에 기초 소재를 공급하는 포스코가 물에 잠겨 온 국민이 발을 동동 굴렀다. 이번 화재로 고로가 멈춰선 시간이 5~6시간으로 길지 않아 피해가 크지 않다지만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사건이다.

화재로 멈춰선 포스코 포항제철소 용광로가 모두 정상 가동된 것은 천만 다행이다. 포스코는 24일 오전 포항제철소 2, 3고로의 가동을 시작한 데 이어 25일 새벽 4고로까지 정상 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앞서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23일 오전 쇳물을 생산하는 선강 작업 구역 케이블에서 불이 나 2시간 10여 분 만에 진압됐다. 부생가스 방출 과정에서 검은 연기와 시뻘건 불길이 치솟아 시민의 화재 신고가 빗발쳤다. 포항제철소는 부생가스에 불이 붙을 것을 우려해 부생가스 사용을 멈추고 2~4고로를 잠시 멈춰 세웠다. 다행히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도 없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화재에 따른 설비 가동 중단 시간이 짧았던 만큼 철강 제품 생산·수급에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화재는 가동한 지 반세기가 넘은 포항제철소의 안전에 켜진 경고 신호다. 지난 11월에는 제철소 내 도로에서 특수 운송장비 차량 화재가 발생해 차량 5대가 불에 탔다. 또 4월과 지난 21일에는 포항제철소 하역 부두에서 철강석 원료를 이송하던 컨베이어 벨트에서 불이 났다. 큰 재난이 사소한 것에서 비롯된다. 결코 봐 넘길 일이 아닌 화재다.

포스코와 안전 당국은 이번 화재 원인을 정확히 밝혀 재발되지 않게 해야 한다. 또한 시설 노후로 인한 재난 위험이 없는지 종합 안전 점검을 해야 한다. 포스코는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더 높이고 안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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