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태영건설(이하 태영)이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갔다. 2일 윤세영 창업회장 등 오너 일가가 최소 3000억 원이 넘는 사재를 출연하겠다지만 건설업계와 금융업계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시공 능력 16위의 중견기업으로 전국 곳곳에 건설업을 진행하고 있어서 건설업계나 금융계뿐 아니라 수많은 입주민이 피해를 보지 않을지 우려된다.

태영은 대구 동부정류장 부지에 주상복합아파트를 건립하고 있고, 경북 구미시 도량동 꽃동산민간공원 일대에도 대단지 아파트 사업을 진행 중이다. 대구·경북에서도 직간접 피해가 클 것이란 전망이다. 태영은 대구산업선철도 서대구역~성서공단역 구간 사업도 하고 있어서 대구·경북에 3곳의 사업장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역민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지자체와 지역 금융권 등이 특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하 3층 지상 20층의 450가구 규모 사업이 진행 중인 대구 신천동 주상복합아파트는 공정률이 50% 안팎이다. 토목과 골조공사 등 4개 공정에 지역의 3개 전문건설사가 협력사로 참여하고 있다. 전체 공사비 1276억 원 중 하도급 계약금이 517억 원이다. 태영의 워크아웃으로 이들 지역 건설사의 연쇄 피해가 우려된다.

총 사업비 1조5511억 원의 서대구역과 대구국가산업단지를 잇는 36.4㎞ 대구산업선 공사도 차질을 빚게 됐다. 이 중 태영이 1공구 서대구역에서 성서공단역까지 10.8㎞를 맡았기 때문이다. 태영이 지난 7월 수주해 현재 실시설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아직 태영이 최종 낙찰자가 아니기 때문에 대체 사업자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공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태영은 경북 구미에 대단지 아파트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구미시 도량동 3개 단지에 지하 3층 지상 40층 규모의 21개 동, 2643가구를 건설할 계획이다. 다행히 분양이 진행된 1단지는 주택도시보증공사 분양 보증에 가입돼 있어서 당장 계약자들의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 3단지1293가구 건설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태영이 오너가가 사재를 내놓고 블루원 리조트와 워터파크, 골프장 등을 매각하는 자구안을 마련할 계획이라지만 지역 건설업계와 입주자의 피해가 우려된다. 지자체와 관련 금융 관계 기관이 피해 최소화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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