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천
원재천 한동대학교 법학부 교수·국제법센터 소장

1월 13일 대만은 개방과 자유민주주의 삶을 선택했다.
1월 15일 미국은 ‘돌아온 장고’ 영화가 정치 실화가 되고 있다.
인도 이민자의 딸 니키 헤일리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자를 주목한다.


대만의 선택
광부의 아들로 태어나 백일이 되기 전 아버지를 잃고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민진당 라이칭거 당선인은 합리적인 자유민주주의 옹호자로 알려졌다. 기존의 대만 총통(대통령)들은 대부분 법대 출신이었는데, 비법대 의사 출신으로, 타이난시 시장, 행정원 수장, 부총통의 과정을 거쳐 총통으로 당선되었다. 친중파인 제1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는 선거기간 내내 대만의 독자적인 행보는 중국과 전쟁을 의미한다며 중국풍에 의지하여 안보 불안을 무기로 선거 운동을 했지만 결국 대만인들은 인권과 민주주의 공간이 축소되는 제2의 홍콩이 되는 것보다는 제3의 길을 선택했다.


新애치슨 라인
하나의 중국을 지향하는 중화인민공화국은 대만 선거 결과를 보고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으며 군사적 긴장 및 무역제재를 경고하고 있으나, 대만은 이미 수년간 중국 경제 의존도를 낮추고 있고 오히려 중국의 대만 반도체 의존도가 높아서 무역 제재는 실효성이 없을 것 같다. 대만은 자연스럽게 북한, 러시아, 중국, 이란으로 연결되는 공산 및 종교 전체주의 전선과 대비되는 자유민주 시장경제 진영인 미국, 한국, 일본, 호주 등 국가들과 더 호흡을 맞추어 갈 것 같다.

과거 냉정한 국제정세에서 1950년 미국의 애치슨 극동 방위선(Acheson Line)은 대만과 대한민국을 제외했지만, 2024년의 新애치슨 (Acheson Line) 라인은 대만의 TSMC, 한국의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일본 구마모토현의 JASM 공장을 잇는 첨단산업 반도체 산업 벨트가 되었다. 전 세계가 원하고 필요한 전략 핵심 산업이 있고 자발적으로 자유, 인권, 법치의 원칙을 따르고 선택할 수 있는 국민은 지속하고 번영할 자격과 희망이 있다.


돌아온 트럼프 그리고 니키 헤일리
미국의 대통령선거 정당 후보 지역 경선이 시작되었다.
1월 15일 공화당 아이오와州 당원대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반수를 넘는 압승을 거두었다. 하지만 미국의 미래를 읽기 위해선 2위 후보와 근소한 차이로 3위를 기록한 니키 헤일리 후보를 주목해야 한다.

인도 이민자의 딸로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시골에서 자란 니키 헤일리는 유색인 여성으로 유일하게 보수적인 미국 남부에서 주지사를 역임한 입지적인 인물이다. 이민 2세로서 가족 중소기업 회계사로 근무하다가 주 의원이 되고, 주지사로 선출되어 연임 중 트럼프 정부 때 유엔대사를 역임하며, 러시아, 이스라엘, 이란 핵 협상, 북한 제재 등 굵직한 현안을 다룬 외교·안보 경험을 갖춘 내실이 있는 후보이다. 혹자는 헤일리 주지사를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야심 있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비교하기도 하지만 아프가니스탄 참전 현역 군 장교의 아내이자 두 남매의 어머니로서 가정적인 이미지와 이민 가족의 생활력, 무력 충돌 없이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청사에 게양되고 있었던 인종차별 이미지의 남부 군기를 내려낸 강단이 있지만 소통할 수 있는 대중적 정치인으로 저력을 가지고 있다.

이번 미국 대선은 82세의 바이든 대통령과 77세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돌아온 장고’의 결투극이 될 것 같지만, 이제 52세의 니키 헤일리 주지사, 45살의 론 디센티스 주지사를 보면 미국에도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올해 각 나라는 선거를 통해 경제발전, 자유민주주의와 신냉전, 에너지 주권, 인공지능 등 과학기술 혁명의 격랑을 헤쳐나갈 선장과 일꾼을 뽑는 흥미진진한 해가 될 것 같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