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균 대구광역시 자치경찰위원회 상임위원
박동균 대구광역시 자치경찰위원회 상임위원

최근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아동은 성인과는 달리 자신의 피해를 직접적으로 신고하거나 항변하기 어렵다.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그 피해를 구제할 수 없다.

우리나라 아동학대의 가장 큰 문제점은 범죄가 아닌 개인 가정사라는 사회적 인식과 ‘낮은 신고율’이다. 사회적으로 아동학대(체벌 포함)를 부모의 훈육이라고 생각해서 신고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특히 가정 등 은밀한 공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발견하기도 어렵다. 아동학대는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신고 의무자의 신고비율이 현저히 낮고 보육시설 발생 사건의 경우에는 동료의 행위를 묵과하는 사례도 많아 학대의 조기 발견 시스템이 필요한 실정이다.

2021년 7월 출범한 자치경찰제는 아동, 청소년, 여성, 노인 등을 각종 범죄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 주요 임무이다.

대구시 자치경찰위원회에서는 2023년 대구시민의 안전을 위한 신규사업으로 인공지능 심리검사를 통한 아동학대 예방 프로젝트를 실시하였다. 기존의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에서 건강한 보육환경을 조성하는 용도로 활용된 특허청 인증 프로그램을 아동학대 조기 발견에 활용한 것이다. 인공지능 아동 심리검사는 비정상적인 심리상태의 아동을 아동학대 범죄의 사전 예방 관점에서 조기에 위기 아동을 발견하는 것이 목적이다.

아동은 그들이 경험한 상황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언어를 대신할 만한 표현 수단으로 ‘그림’을 통한 검사로 아동심리를 분석하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다. 일반적으로 그림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표현들은 잠재적으로 사람의 심리를 반영하게 된다. 특히 아동에게 그림은 자신의 내면을 나타내주는 가장 자연스러운 표현 수단이다. 따라서 인물 또는 사물의 묘사 방법, 색감 사용 방식 등을 인공지능 딥러닝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비정상적인 심리상태를 검출하고, 거기서 발생하는 스트레스의 원인을 분석하고, 치유 방안을 제공한다.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먼저 만3~5세 아동을 대상으로 교육청의 협조를 받아 가정통신문을 발송한 후 희망자 접수를 받았다. 스마트폰 어플을 통한 자가 진단프로그램으로 아동의 심리상태와 부모 양육 태도에 대한 분석을 한 후에, 위험군으로 분류된 대상을 1차적으로 비대면 상담을 통한 심리분석을 실시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최종 500명의 아동을 검사하였고, 관심군과 위험군 중 희망자 대상 전문가 전화를 통한 비대면 상담(39명)를 실시한 후 비대면 상담 대상 중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2명은 대면 집중 상담을 실시한 후에 정신건강복지센터 연계하여 심리치료 지원 중에 있다. 아동학대는 초기에 부모 등 양육자의 잘못된 양육방법을 바르게 잡아주는 교육과 상담프로그램을 통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이런 예방과 치유를 통한 아동 대상 범죄예방 프로젝트는 전국 시 · 도 자치경찰위원회 중 최초이고,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 과학적인 방법을 활용한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옛말에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현대 사회에서 아이 하나를 올바르게 키우기 위해서는 모든 사회구성원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대구시 자치경찰위원회가 든든한 사회의 안전망이 되어 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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