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38만580원으로 더 비싸
과일·채소류 가격 20% 폭등 영향

설 차례상(표).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일부 공산품을 제외하고 대부분 품목 가격이 오른 가운데 과일과 채소류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4인 가족 설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 기준 28만15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24일 밝혔다.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는 비용은 38만580원으로 전통시장보다 35.2%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구매 비용은 지난해 설 때보다 각각 8.9%와 5.8% 늘어난 것이다.

해마다 물가가 상승한 탓에 올해 역시 설 차례상 물가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물가 시대’가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시켜 줬다.

품목별로는 과일과 채소류의 가격이 20% 넘게 오르며 가격 상승의 주범으로 떠올랐다.

설 차례상(그래프).
과일은 지난해 잦은 비와 병충해, 냉해 등으로 생산량이 줄면서 값이 큰 폭으로 올랐다. 채소류 상승은 최근 들이닥친 한파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대구지역 중도매인 평균가격을 살펴보면 사과(부사·10㎏) 가격은 8만2000원으로 전년(4만4750원)보다 83.2%나 뛰었고, 배(신고·15㎏)는 7만4000원으로 지난해(4만5000원)보다 64.44% 올랐다.

특히 사과와 배 같은 명절 필수 과일 가격이 내릴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샤인머스캣이나 만감류 등 다른 과일로 수요가 몰려 전체 과일류 가격이 동반 상승했다. 견과류 가격도 올해 작황 부진으로 지난해 설보다 올랐다.

수산물은 대부분 변동이 없었지만, 생산량이 줄어든 다시마와 중국산 조기 가격이 2년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소고기는 국제 곡물 가격 상승 등으로 사룟값이 오르면서 소폭 상승했다. 닭고기는 당장 가격 변동은 없었지만,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추세에 따라 변동할 가능성이 있다.

공산품 중에는 청주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내달부터 발효주와 기타 주류의 세금을 할인해주는 기준 판매 비율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주류업체들이 출고가를 조정하고 있어서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팀장은 “설을 3주 앞두고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차례상 비용을 조사한 결과다. 올해는 일부 공산품을 제외하고는 이례적으로 품목 전체가 오른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설 물가 안정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84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농·축·수산물 할인을 지원하기로 했다. 사과와 배의 대형마트 할인 지원율도 20%에서 30%로 상향했다.

지난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농식품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정부는 설 명절 국민 장바구니 부담 완화를 위해 농협, 유통업계 등과 협력해 역대 최대 규모로 설 성수품을 공급하고 할인지원을 강화하는 등 수급 안정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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