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역도 윤진희 은메달 추가…축구 이탈리아에 3-0 완패

'마린보이' 박태환이 10일 오전 베이징 국가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확정지은 후 환호하고 있다.

위기에 빠졌던 한국 스포츠가 중국 대륙에서 거대한 발자취를 남기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세계 10강에 도전하는 한국선수단은 10일 올림픽그린에서 벌어진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마린보이' 박태환(19.단국대)이 수영 사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고, 세계 최강 여자궁사들은 단체전 6연패의 대위업을 달성하며 초반 놀라운 상승세를 이어갔다.

어느 메달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지만 19살 청년 박태환은 빛나는 금빛 역영으로 올림픽 도전사에 불멸의 금자탑을 세웠다.

10일 베이징 올림픽 그린 양궁장에서 열린 양궁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박성현, 윤옥희, 주현정(왼쪽부터)이 시상식을 마친 뒤 한국 응원단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

박태환은 이날 중국이 야심차게 건설한 올림픽 수영장 '워터큐브'에서 벌어진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1초86을 기록해 8명 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어 대망의 금메달을 차지했다.

13억 대륙의 희망이었던 장린(3분42초44.중국)도 개인 최고기록을 세웠지만 박태환에 미치지 못했고 수영 최강국 미국 대표로 나선 라슨 젠슨(3분42초78)도 동메달에 그쳤다. 지난 수년 간 이 종목 최강자로 군림했던 그랜트 해켓(3분43초84.호주)은 6위로 밀려나며 몰락을 예고했고 이제 400m에서는 박태환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는 사실이 세계 만방에 퍼져나갔다.

박태환의 쾌거는 단순히 올림픽 금메달 한 개의 의미가 아니다.

1970-80년대 한국 수영은 아시아에서는 '물개' 조오련이 있었고 '인어' 최윤희도 금빛 물살을 갈랐지만 그동안 세계의 벽은 너무나 높았다.

한국이 올림픽 수영에 도전한 지 44년이 지났지만 역대 최고 성적은 2004년 아테네때 남유선(강원도청)이 여자 개인혼영 400m 결승에 오른 것이 고작이었다.

이 같은 현실에서 박태환의 출현은 기적일 지도 모른다.

4년 전 15살의 어린 나이에 처음 올림픽에 나섰던 그는 지나친 긴장감을 이기지 못하고 부정출발을 저질러 실격처리되고 말았다.

당시 욕실에서 두 시간 동안이나 울음을 쏟아냈던 소년이 4년 뒤 완벽한 '물의 지배자'로 성장해 한국 스포츠 최고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셈이다.

'워터큐브'에서 박태환이 이룩한 업적은 1936년 베를린올림픽을 제패한 손기정 선생과 1992년 '몬주익의 영웅'이 된 황영조와 더불어 길이 길이 기억될 불멸의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일요일 오전 박태환의 휘황찬란한 금메달 소식에 이어 저녁 무렵에는 세계 최강인 한국 양궁이 여자 단체전에서 올림픽 6연패의 금자탑을 이룩했다.

주현정(26.현대모비스), 윤옥희(23.예천군청), 박성현(25.전북도청)이 차례로 나선 여자대표팀은 홈팀인 중국을 상대로 단체전 결승에서 초반부터 리드를 지킨 끝에 224-215(240점 만점)로 완승을 거두고 정상에 올랐다.

여자양궁은 1988년 서울대회이후 한 번도 놓치지 않고 올림픽 6회 연속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또 '신궁' 박성현은 2004년 아테네대회 개인과 단체전 2관왕에 이어 금메달을 3개째 목에 거는 영광을 안았다.

한국은 역도장에서도 값진 은메달을 추가했다. 여자 역도 53kg급에 출전한 윤진희(22.한국체대)는 인상 94kg, 용상 119kg을 들어 올려 합계 213kg으로 2위를 차지했다.

몸무게 52.72kg의 윤진희는 나스타샤 노비카바(벨루로시.몸무게 52.87kg)와 합계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몸무게가 150g 덜 나가 은메달을 목을 걸었다.

베이징올림픽 역도에서 나온 한국의 첫 메달이자 올림픽 여자 역도 사상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장미란(25)에 이어 통산 두 번째 메달이다.

대회 이틀째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수확한 한국은 21시 현재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기록, 국가별 메달 순위에서 미국(금2,은2,동4개)을 제치고 주최국 중국(금5,은2개)에 이어 2위를 달렸다.

그러나 한국선수단에 중도 탈락하는 선수들도 속출했다.

펜싱의 기대주 정진선(24.화성시청)은 남자 에페 개인전 8강에서 탈락했고 김승구(27.화성시청)와 김원진(24.부산시체육회)은 32강전에서 일찌감치 무너졌다.

남자유도 66㎏급의 김주진(22.용인대)은 첫 판에서 패했고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에 출전한 김윤미(동해시청)와 이호림(한체대)은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던 남자 핸드볼은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독일에 23-27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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