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내린 목소리' 소프라노 조수미의 환상적인 무대가 중국 관객들 수천명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풍부하면서도 매혹적인 그녀의 목소리는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오래도록 울려 퍼졌고 왜 그녀가 '세계 3대 소프라노'로 인정받고 있는지 진가를 확인시켰다.

11일 밤 2008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중국 베이징의 새로운 명소인 국가대극원.

조수미는 올림픽 기념 공식문화행사인 '조화로운 세계-베이징' 특별음악회의 일환으로 이 곳에서 중국의 중앙가극원 오케스트라와 함께 그녀만을 위한 독창회 무대에 섰다.

그녀는 동양적인 우아한 분위기의 흰색 드레스 차림으로 무대에 나와 구노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중 줄리엣의 아리아를 통해 팬들과 첫 인사를 나누며 자신만의 무대로 청중들을 안내했다.

그녀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듯한 고성과 현란한 기교를 선보이며 팬들을 한치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무대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관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은 곡 하나하나가 끝날 때마다 무대가 떠나갈 듯한 환호성과 박수 갈채를 보내며 그녀의 공연에 매료됐다.

조수미는 한국 가곡인 '강 건너 봄이 오듯'을 불러 한국적인 정서를 중국 팬들에게 소개했고 레퍼토리의 마지막 곡 오펜바흐의 '호프만 이야기'의 아리아를 들려줄 때는 목각 인형처럼 태엽을 감는 장면을 익살스러우면서도 경쾌하게 연기함으로써 일반인들에게 쉽지 않은 클래식을 보다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지휘자 엠마뉴엘 빌라우메와 중앙가극원 오케스트라도 그녀와 함께 음악으로 호흡하면서 오래도록 팬들의 기억에 남을 멋진 무대를 선사했다.

조수미는 중국 관객들로부터 공연이 끝난 후 세 차례나 커튼콜을 받았고 그녀는 자신을 원하는 팬들에게 세 번씩이나 앙코르곡을 선사하며 박수 갈채에 화답했다.

그녀는 지난 4일 국가대극원 오페라 극장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등 공산당 지도부와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베이징 올림픽 주제가 '언더 더 파이브 링스(Under the Five Rings)'를 불렀으며 오는 14일에는 인민대회당에서 안젤라 게오르규, 르네 플레밍,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 등 세계적인 성악가들과 갈라 콘서트 무대를 개최한다.

조수미는 최근 중국 무대에서 첫 공연을 가진 뒤 "인간의 목소리로 '악기'를 흉내 내는 자신의 고음처리가 중국 전통음악과 유사한 부문이 많아 박수를 많이 받았다"면서 "중국에서 클래식 문화가 발전하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대 음대를 졸업한 조수미는 1986년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극장에서 열린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에서 '질다' 역을 맡으면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해 세계적인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주빈 메타로부터 "신이 내린 목소리", '한 세기에 한 두 명 나올까 말까 한 목소리"라는 극찬을 들으면서 세계적인 성악가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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