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강을 사수하라는 특명을 받고 출격한 태극전사들이 2008베이징에서 초반 무서운 상승세를 탔다.

한국은 11일 베이징 올림픽그린에서 계속된 제29회 하계올림픽 양궁 남자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추가해 사흘 연속 잔치 분위기에 젖어들었다.

16일간 펼쳐지는 역대 올림픽에서 한국이 초반 사흘동안 금메달 4개를 휩쓴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이날 금메달 소식은 최강의 태극궁사들이 출전한 양궁장에서 들려왔다.

남자 단체전 결승에 나선 임동현(22.한국체대), 이창환(26.두산중공업), 박경모(33.인천계양구청)는 유럽의 강호 이탈리아를 227-225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은 양궁 남자단체전 올림픽 3연패를 이룩하며 전날 금메달을 딴 여자단체전과 함께 동반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부전승으로 16강을 건너 뛴 한국은 8강에서 폴란드에 고전하다 역전승을 거둔 뒤 준결승에서는 홈팀 중국을 221-218로 제압했다.

이탈리아와 결승에서는 세발씩을 남겨놓고 199-199로 동점이 됐지만 상대가 실수하는 사이 임동현이 9점, 이창환이 10점으로 승리를 예감한 뒤 최고참 박경모가 마지막 한 발을 9점에 명중시켜 우승을 확정지었다.

한국은 펜싱과 유도에서도 귀중한 은메달 2개를 추가했다.

여자펜싱의 간판 남현희(27.서울시청)는 여자 플뢰레 개인전 결승전에서 세계 최강인 이탈리아의 발렌티나 베잘리(2번 시드)에게 아쉽게 5-6으로 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막판까지 접전을 벌였던 남현희는 경기 종료 4초를 남기고 통한의 투슈(유효타)를 허용해 금메달 일보 직전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그럼에도 남현희는 한국 여자 펜싱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딴 선수가 됐다.

한국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남자 플뢰레의 김영호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여자선수는 한명도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었다.

유도에서는 우승후보로 한껏 기대를 모았던 왕기춘(용인대)이 은메달을 획득했다.

남자 73㎏급 결승에 나선 왕기춘은 엘누르 맘마들리(아제르바이잔)에게 경기 시작 13초만에 한판으로 져 아쉬움을 남겼다. 8강전에서 늑골을 다친 것이 더없이 원망스러웠다.

대회 3일째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를 추가한 한국은 총 메달 수가 금4개, 은4개를 기록, 국가별 종합순위에서 주최국 중국(금9,은3,동2개)에 이어 이틀 연속 2위를 지켰다.

미국은 금3, 은4, 동5개로 3위를 지켰다.

한국선수들의 선전은 타 종목에서도 이어졌다.

올림픽 수영장에서는 `마린보이' 박태환(19.단국대)이 두번째 메달을 향해 거침없이 물살을 갈랐다.

박태환은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1분45초99를 기록해 2위로 결승에 진출, 12일 마이클 펠프스(미국) 등과 출발대에 나서 한국 수영의 두번째 메달에 도전하게 됐다.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는 미국이 남자 자유형 계영 400m에서 우승해 2관왕에 올랐고, 일본이 자랑하는 기타지마 고이스케는 남자 평영 100m에서 58초91로 우승해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올림픽 2연패를 이룩했다.

예선전을 계속한 구기종목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배드민턴 여자복식 세계랭킹 4위인 이경원-이효정(이상 삼성전기) 조는 8강에서 싱가포르의 장얀메이-리위쟈 조를 2-0(21-15 21-12)으로 물리치고 준결승에 진출, 일본의 마에다-스에츠나조(세계랭킹 8위)와 결승 티켓을 놓고 한-일전을 벌이게 됐다.

남자단식의 이현일(김천시청)과 박성환(강남구청)도 16강에 합류했다.

임영철 감독이 이끄는 여자 핸드볼은 독일과 조별리그에서 30-20으로 대승을 거두고 1승 1무를 기록, 8강 진출을 가시화시켰다.

하지만 여자농구는 `장신 군단' 러시아의 벽을 넘지 못하고 72-77로 패해 1승1패가 됐다.

테니스 코트에서는 믿었던 이형택(세계랭킹 96위.삼성증권)이 무명의 라파엘 아레발로(447위.엘살바도르)에 1-2(6-4 3-6 4-6)로 역전패해 1회전 탈락했다

또 사격에서도 이보나(우리은행)가 여자 트랩 본선에서 19위로 밀려났고 남자 공기소총의 박봉덕(부산시청)과 한진섭(상무)도 각각 16위와 26위로 탈락했다.

한편 북한은 여자역도 58㎏급의 오정애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러나 통산 네번째 올림픽에 출전한 북한의 유도 영웅 계순희(29)는 여자 57㎏급 2회전에서 바버라 하렐(프랑스)에 절반패를 당해 쓸쓸히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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