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여자단체전 한국-싱가포르 준결승 경기가 3시간 30분여의 접전이 되면서 레드카드 속출과 촉진룰 적용 등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15일 한국과 싱가포르가 결승행 티켓을 다툰 여자단체전 4강전.

이 경기는 최종 5게임까지 3시간30분여 시소게임 끝에 싱가포르의 3-2 승리로 끝났다.

수비형 선수인 김경아(대한항공), 박미영(삼성생명)이 단.복식에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랠리로 경기 시간이 고무줄처럼 길어진 것이다.

현정화 여자팀 코치가 2단식에 나선 김경아가 리자웨이와 박빙 승부를 펼치자 흥분한 나머지 일어나 독려하다 심판으로부터 옐로카드를 받았다.

마지막 5세트에는 김경아가 10-7로 앞서가다 리자웨이에게 1점차로 쫓기자 벤치에서 일어나 김경아에게 조언하던 당예서가 추가 경고로 심판으로부터 레드카드를 받았다.

한쪽 팀의 코치나 선수가 옐로카드를 받은 뒤 다음 선수가 또 경고를 받으면 자동으로 퇴장 명령이 내려진다. 근처에서 배회하던 당예서는 심판 지시에 따라 경기장을 떠났다.

이런 상황은 양팀이 게임 스코어 2-2로 맞선 박미영-펑톈웨이간 5단식에서도 나왔다.

결승 진출의 명운을 가를 최종 5세트가 접전으로 흐르면서 응원성 행동을 취하던 싱가포르 왕웨구와 한국의 김경아가 나란히 벤치에서 퇴장 명령을 받은 것.

박미영의 끈질긴 커트 수비와 펑톈웨이의 드라이브가 불꽃을 튀겨 랠리가 길어지자 이번에는 촉진룰이 적용됐다. 박미영이 세트 스코어 1-2로 끌려가던 4세트 7-8 상황에서 제3의 심판이 초시계를 갖고 등장한 것.

촉진룰은 경기 시간이 길어지는 것을 막으려고 한 세트 시간이 10분을 넘어가면 서브권을 가진 선수가 13구 안에 득점하지 못하면 자동으로 실점한다. 서브는 번갈아 넣는다.

심리적으로 위축된 박미영은 9-9에서 연속 실점하며 끝내 세트 스코어 9-11로 무릎을 꿇었다.

랠리를 길게 가져가는 박미영으로선 촉진룰 적용이 오히려 독(毒)이 된 셈이다.

현정화 여자팀 코치는 "수비 선수는 커트로 경기가 길어지기 마련인 데 촉진룰이 적용돼 심리적으로 위축된 게 사실이다. 박미영이 서브권을 가진 상황에서 공격을 망설였고 오히려 펑톈웨이가 득점하자 쫓기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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