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이 사흘 연속 금메달 소식을 전하지 못했지만 야구 대표팀이 기분 좋은 7연승 행진을 벌여 준결승 상대로 일본을 낙점했다.

또 100m에서 세계신기록(9초69)으로 우승했던 `인간 탄환'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는 200m에서도 세계기록을 경신하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한국은 대회 12일째인 20일 베이징 우커송 야구장에서 열린 야구 본선 풀리그 네덜란드와 7차전에서 이대호의 2점 홈런 등 장단 16안타를 몰아쳐 10-0, 8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전날 아마 최강 쿠바를 꺾고 1위로 4강 진출을 확정한 한국은 이날 미국에 2-4로 덜미를 잡혀 4위로 내려 앉은 일본과 22일 결승행 티켓을 다툰다.

한국은 2000년 시드니 대회 동메달 이후 8년 만에 메달 획득에 성큼 다가섰고 7전 전승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퍼펙트 금메달'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쿠바전까지 6연승을 달린 한국이 여세를 몰아 화끈한 타격으로 네덜란드를 잠재웠다.

1회 초 이용규의 우전 안타에 이은 이대호의 중월 2점 홈런으로 기선을 잡은 한국은 5회 이택근의 솔로포로 3-0으로 앞서갔다. 이어진 2사 후 공격 기회에서 김민재의 볼넷에 이어 네 타자 연속 안타로 3점을 추가했고 6회와 7회 2점씩을 보태 승부를 갈랐다.

네덜란드 타선은 한국 선발투수 장원삼의 구위에 눌려 7회까지 2루도 밟지 못하는 무기력한 공격을 펼쳤다. 장원삼은 8이닝을 4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완봉승을 거뒀다.

다른 종목에서도 메달을 향한 레이스를 계속했지만 희비가 엇갈렸다.

단체전에서 남녀가 나란히 동메달을 수확했던 탁구는 여자 간판 김경아(대한항공)와 박미영(삼성생명)이 단식 16강, 남자 기대주 윤재영(상무)은 32강에 안착했다.

김경아는 3회전(32강)에서 일본의 후쿠오카 하루나를 4-2로 따돌리고 16강에 진출, 왕천(미국)과 8강 길목에서 맞붙는다.

또 같은 수비형 선수인 박미영도 이번 대회 탁구에서 처음 성사된 32강 남북대결에서 김정을 4-0으로 완파해 왕난(중국)과 16강 대결을 벌인다.

윤재영도 윌리엄 헨젤(호주)에 극적인 4-3 역전승을 거두고 64강 관문을 통과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여자 귀화 선수 당예서(대한항공)는 단체전 준결승 패배를 안겼던 펑톈웨이(싱가포르)에게 0-4로 져 32강 탈락했다.

남자 핸드볼도 유럽의 강호 스페인을 넘지 못하고 20년 만의 메달 꿈을 접었다.

한국은 스페인과 8강에서 올림픽.세계선수권 상대전적 8전 전패 열세였던 스페인에 24-29, 5점차로 져 5-8위 결정전으로 밀려났다.

전반에만 13차례나 동점을 거듭하며 접전을 펼친 한국은 후반 들어 17-18에서 체력의 열세를 드러내며 잇따라 속공을 허용, 스페인의 공세에 무너졌다.

`기록의 산실' 궈자티위창에서는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볼트가 200m에서도 세계 육상사를 새롭게 썼다.

100m에서 세계기록을 세우고 우승해 최고의 스프린터로 우뚝 선 볼트는 200m 결선에서 19초30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종전 세계기록(19초32)을 0.02초 앞당기고 대회 2관왕에 올랐다. 볼트는 400m계주에서 3관왕에 도전한다.

또 전쟁의 상처로 신음했던 아프가니스탄의 태권전사 로훌라 니크파이는 태권도 남자 58㎏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스페인의 후안 안토니오 라모스를 4-1로 꺾고 1936년 베를린 대회 참가 이후 72년 만에 사상 첫 메달을 조국에 선사했다.

이날 메달을 추가하지 못한 한국은 금메달 8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6개로 7위를 지켰다. 반면 중국은 이날도 두 차례 오성홍기를 맨 위에 올리며 금메달 45개로 26개의 미국을 제치고 종합 1위를 사실상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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