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백(52) 중국 여자하키 감독이 기적을 만들어냈다.

20일 베이징올림픽 그린하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에서 독일을 3-2로 꺾고 은메달을 확보한 중국 여자하키에 대해 중국 언론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신화통신은 "중국 여자하키가 역사를 만들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세계 6위 중국이 3위 독일을 꺾고 4년 전 아픔을 설욕했다"고 전했다.

중국 영자일간지 차이나데일리 역시 "중국이 2004년 악몽을 날려버렸다"며 여자하키 결승행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아테네 준결승에서도 독일과 만났던 김창백 감독은 0-0으로 우열을 가리지 못하고 승부타 끝에 3-4로 분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2000년부터 중국팀 조련을 맡아 그 해 시드니에서 5위, 2004년 아테네에서 4위로 중국여자하키를 꾸준히 끌어올린 김창백 감독은 드디어 올림픽 메달이라는 큰 선물을 중국에 하게 된 것이다.

김창백 감독은 "지금은 좋아할 때가 아니다. 아직 한 경기가 더 남았다"며 긴장의 끈을 풀지 않았다.

중국의 기적을 넘어 '아시아의 기적'의 기적을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아직 아시아 국가가 올림픽 우승을 한 적이 없다. 세계 여자하키의 역사를 다시 쓰고 싶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한국이 아시아국가로 유일하게 올림픽 결승에 두 번 나갔지만 모두 은메달로 대회를 마친 예가 있다.

중국이 22일 격돌할 상대는 세계랭킹 1위 네덜란드다. 예선에서 한 번 만나 네덜란드가 1-0으로 이겼지만 지금 분위기에 경기 장소가 '안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예선 때와 결과가 같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김창백 감독은 중국이 올림픽을 대비해 영입한 외국인 지도자 가운데 가장 성공한 케이스로 꼽히는 명장이다.

그가 중국을 맡기 전에는 중국은 아시아에서도 2류 국가로 여자하키계에 명함을 내밀지 못하는 수준이었지만 바로 그 해부터 거의 모든 대회에서 한국보다 좋은 성적을 일궈냈다.

이번 대회 예선에서도 한국을 6-1로 대파했으며 2002년과 2006년 아시안게임에서 연속 금메달을 따냈다.

'김창백 기적'을 보고 중국은 남자대표팀도 2005년부터 김상열 감독에게 맡겼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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