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윤재 서울시 행정2부시장의 수뢰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 양 부시장에게 뇌물을 줬다고 주장하는 길모씨 집안과 서울시의 2대에 걸친 '악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길씨의 부친이 서울시 공무원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은 지난 1990년.

당시 중구 무교동 서울파이낸스센터 빌딩 자리에 있던 엠파이어 호텔을 재개발하는 과정에서 서울시 공무원 5명이 개발업자인 길씨의 부친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로 구속됐다.

구속됐던 시 공무원 중 일부는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지만 10년간 법정싸움을 벌인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공무원도 있었다.

물의를 일으킨 길씨의 부친은 외국으로 이주했고, 15년 뒤 그 아들이 서울시 부시장을 구속시키는 대형 로비사건의 주인공인 된 것이다.

시 관계자는 "파이낸스센터 빌딩 사건은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뼈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며 "당시 사건 당사자의 아들이 또다시 부시장을 구속시킨 장본인이 됐으니 '악연'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파이낸스센터 빌딩은 지상 30층, 지하 8층, 연면적 3만6천평의 대형 빌딩으로, 1984년 재일교포 사업가가 특급호텔을 지으려다 실패하고 2000년에 비로소 대형 오피스빌딩으로 재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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