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호

동생의 전화전호

지우려다 저장한다

행여나 꿈에서라도

한 통화 있으려나

회한만

뼛속에 사무쳐

발끝까지 저려온다.

<시작메모> 지난 해 8월 남동생이 생을 마감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해 듣고 온 몸에 맥이 풀리는 것 같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한동안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여섯 살 아래인 동생이 여러 식구들을 두고 홀연히 떠나다니, 그것도 유언도 유서도 없이 심장마비로 말이다. 그렇게 허무하게 갈 것을 잘 살아 보려고 열심히도 일했었지. 형의 도리를 더 잘 하지 못한 후회가 날로 더해 가슴 아픈 나날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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