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추상화 원로작가인 극재(克哉) 정점식(사진) 화백이 10일 동산의료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계명대 미술대학의 산파역을 담당했으며 대구지역 추상화 판도의 초석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정 화백은 1917년 경북 성주에서 출생했다.

1930년대 대구 근대 화단의 선배들을 통해 유화를 접한 그는 일본 교토로 건너가 회화전문학교에 다니면서 일본의 미술계를 경험한 뒤 2차 세계대전 끝자락에 전쟁을 피해 일자리를 찾아 하얼빈으로 갔다가 광복 후 대구로 돌아온 뒤 1983년 은퇴할 때까지 계명대에서 후학들을 가르쳤다.

1950년대 이래 현재까지 구상전통이 강한 대구화단에서 묵묵히 추상작업을 해온 모더니즘 화단의 대선배로 국립현대미술관 '2004 올해의 작가'로 뽑히기도 한 정 화백은 애장하고 있던 작품과 습작, 자료 등을 후학양성에 보탬이 되고자 대학에 기증하는 등 평소 왕성한 작품 활동과 후학사랑 실천에 누구보다 앞장서 온 것으로 알려졌다.

계명대는 고인을 기리는 마음으로 12일 오전 10시 극재미술관에서 미술대학장으로 영결식을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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