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스피드 뒤지지만 무브먼트 한 수 위 평가
29일 8연승 상승세 갈랜드 상대 ‘5승 사냥’ 나서

박찬호

텍사스 레인저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맞붙는 29일(한국시간) 알링턴 아메리퀘스트필드에서 메이저리그 정상급의 투심패스트볼이 자웅을 가린다.

텍사스 선발로 나서는 박찬호(32)와 화이트삭스 선발로 예고된 존 갈랜드(26). 경력과 스타일은 다르지만 둘은 투심패스트볼을 앞세워 타자들을 요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찬호는 지난해부터 투심패스트볼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기 시작해 올시즌 완전히 새로운 투수로 거듭났다.

이에 비해 갈랜드는 원래 투심패트스볼을 던지는 투수였지만 올시즌 들쭉날쭉했던 제구력을 잡아 팀내 제5선발 투수에서 일약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하고 있다.

갈랜드

시즌 8승1패에 방어율 2.57·스피드에서는 최고 시속 95마일(153km)의 빠른 투심패스트볼까지 구사하는 갈랜드가 한 수 위다.

지난해 34개의 홈런을 허용하며 아메리칸리그 최다 피홈런을 기록한 홈런공장이었으나 올해는 9경기에서 3개만을 허용하며 불명예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무브먼트는 박찬호가 한 수 위다.

올시즌 박찬호는 투심그립에서 나올 수 있는 무브먼트를 자유자재로 모두 만들어내고 있다.

때로는 왼손타자를 화들짝 놀라게 하는 테일링패스트볼(tailing fastball)로, 때로는 왼손 타자의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으로 힘없이 가라앉는 싱커(sinker)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다.

특히 왼손 타자의 손목을 향해 파고들다 갑자기 스트라이크존으로 휘어지는 테일링 패스트볼은 그 구질의 달인인 그렉 매덕스(시카고 컵스)나 데릭 로(LA 다저스)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에 비해 갈랜드는 전성기의 케빈 브라운처럼 주로 테일링보다는 가라앉는 무브먼트를 가진 투심패스트볼을 던진다.

2m가 넘는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묵직한하드싱커는 전성기 케빈 브라운(뉴욕 양키스)을 떠오르게 한다.

보조무기로 커브를 주로 던진다는 사실도 공통점이다.

하지만 박찬호가 느린 커브와 빠른 커브를 필요에 따라 섞어 던지는 등 스피드 변화에서 앞선다.

결국 공의 구위 자체만으로는 갈랜드가 앞서지만 경기 운영이나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기술에서는 단연 박찬호가 우위다.

8연승을 달리던 갈랜드는 지난 24일 LA 에인절스 신인 어빈 산타나와의 맞대결에서 뜻밖의 패전을 당했다.

반면 박찬호는 23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로이 오스왈트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투수전을 승리로 이끌며 상승세를 타고 있어 29일 경기도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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