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웅 경제부장

60여만명의 눈을 흥분시키고 가슴을 격정으로 흔들어 놓은‘2005 포항국제불빛축제’가 그 화려하던 불씨를 내린지 일주일이 지났다.

이번축제는 누가 뭐래도 포스코와 포항시의 철저한 준비로 포항 사상 최대규모의 인파가 운집하고 수백억원의 경제파급효과가 창출돼 품격있는 국제페스티벌로 손색이 없었다.

특히 본지의 제안대로 주관사인 포스코외에 많은 기업과 단체가 함께 협찬사로 나서 화합의 불꽃을 빚어냈으며 무엇보다 일본과 중국의 불꽃을 포항에서 접할 수 있는, 그야말로 1년새 에 크게 업그레이드된 행사였다.

또 통신과 주차등 모든 면에서 지난해 첫 행사의 미비점을 대부분 완벽하게 보완한 축제관계자들의 노고는 두고두고 칭찬할 만하다.

뿐만 아니라 차를 집에 세워두고 행사장으로 줄지어 향하는 시민들의 질서의식도 있었다.

그러나 축제의 흥분은 가라앉고 이제부터 포항은 다시 출발선에 섰다.

더 나은 행사를 위해 분명하고도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몇가지 포인트가 있다.

첫째 이 행사는 철강도시로만 성장해 온 포항의 경제적 파이(Pie)를 키울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불꽃만 세계적인 것이 아니라 행사자체를 명실공히 국제행사로 키워야 한다. 우선 ‘국제불빛축제 조직위원회’형태의 상설기구를 통해 창구를 단일화 해 다음 행사를 준비해야 한다.

물론 조직위는 선진국의 축제를 벤치마킹해 지역경제에 최대한 도움이 되는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포스코등 특정기업이 모든 기획과 인력동원등 모든 일을 맡다보니 관련 부서직원들은 몇개월동안 아예 업무에서 손을 놔야 한다.

또 개최시기와 일정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이번에도 당일 비소식때문에 관계자들이 가슴을 졸여야 했는데 ‘시민의 날’이라는 명분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연중 강수확률이 가장 낮고 관광객의 이동이 많은 가을철을 고려해봄직 하다.

실질효과를 위해서는 하루만의 행사보다는 프로그램을 달리해서라도 이틀정도로 연장, 당일관광객과 체류관광을 모두 유치, 지역에 돈을 떨구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이와함께 이 아름다운 불빛을 영일만이 아니라 태평양으로 쏜다는 상징적 의미로 외국관광객을 유치하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한 미국인은 독립기념일등 무수한 불꽃행사를 지켜봤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불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더 많은 나라의 불꽃이 포항하늘을 수놓고 주한외교사절과 외신기자를 초청해 그 화려함을 외국으로 알려지게 하는 체계적 홍보가 필요하다.

올해는 몇몇 지역업체만 동참했지만 내년부터는 규모의 과다에 관계없이 많은 기관과 기업이 스폰서로 나서고 행정기관은 더 착실한 준비로 지역이 똘똘 뭉치는 노력이 필요하다.

솔직히 잡상인 통제와 행사장인근 업소의 바가지상혼 단속에는 포항시의 행정력이 여전히 역부족이었다. 더 큰 떡을 나눠먹기 위해서는 눈앞의 이익을 조금씩 양보하고 룰을 지켜야 한다는 개념을 포항시가 책임지고 설득시켜야 한다. 행정력의 준비부족은 축제 다음날 횟집과 음식점은 물론 대부분의 상가가 오전에 문을 열지 않아 돈을 쓰고 싶어도 뿌리지 못하고 혀를 찬 관광객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이같이 정성깃든 ‘손님맞이’ 준비가 일사분란하게 진행될 때 ‘철강도시’만의 포항이 아니라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빛의 인프라가 풍부해 ‘빛의 원류(原流)’로 불리는 포항을 세계 속에 알릴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다시 출발선에서 시민 모두가 힘을 합쳐 별빛과 달빛조차 시샘할 화합의 불꽃을 세계를 향해 쏘아올릴 준비를 시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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