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많은 우리나라의 독특한 통신수단
동대해硏 학술조사로 전달 경로 밝혀져
뛰어난 경관 갖춰 복원 뒤 관광자원으로

돌을 쌓은 사격의 봉수대

봉수(烽燧)는 고대부터 내려오는 통신방법의 하나였다.

특히 국토의 70%가 산인 우리나라에서 특별히 발전시킨 통신방법의 하나다.

봉수에서 봉(烽, 횃불)은 홰에 불을 켜서 뜻을 전달하는 것으로 주로 밤에 쓰고 수(燧)는 나무에 불을 피워 그 연기를 바라보게 하는 통신수단이다. 홰(炬)는 대개 싸리나무 속에 관솔을 넣어서 만들고 수(燧)는 섭나무에 이리똥이나 말똥을 얹어 피워 연기를 냈다.

이렇게 하면 바람이 불어도 그 연기가 흐트러지지 않고 똑바로 올라간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리가 많지 않아서 그 똥을 구하기 어려우므로 대신 쇠똥이나 말똥을 구해 섞어서 사용했고 후대에는 연대(煙臺)에 아궁이를 만들어서 쓰기도 했다.

돌을 둥글게 쌓아 올린 봉수대

포항의 봉수대는 통신의 기능을 담당했던 봉수를 운용하는 곳으로 군사적 목적으로 설치해 사용됐다. 전국 봉수망의 종점은 서울의 목멱산이며 증보문헌비고(1908) 봉수조에 의하면 전국의 봉수망을 5로로 나눠 서울에 도달하게 했는데 중요도에 따라 주봉과 간봉으로 구분했다.

지금 포항 산재한 봉수대는 독산(禿山, 경주)에서 이어 받는 복길(福吉, 장기)-뇌성(磊城, 장기)-대동배(大冬背, 대보)-지을(知乙, 흥해)-오봉(烏峰, 칠포) 봉수로 넘어가는데 이 봉수로는 전국 봉수로 중에서 제2거에 해당하는 간봉이다.

포항의 지형적인 특징의 하나는 동쪽을 긴 해안선을 끼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징은 먼 선사시대로부터 문화가 유입될 수 있는 자연적인 조건을 갖췄다고도 할수도 있다.

굴뚝모양의 봉수대

한편으로는 외적의 침입 또한 그 만큼 쉬운 곳이기도 한 것이다. 고대로부터 가장 많은 곤란을 겪은 점은 지형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일본 열도와 가까운 곳에 있었기 때문에 왜구의 침입이 잦았다.

국력이 강해져 왜의 침입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때까지 그들로부터 입은 피해는 무척 컸었다.

따라서 우리의 조정은 이들의 피해로부터 주민을 보호하고 외적을 물리치기 위해 해방시설을 충분히 하고 신속한 통신수단을 강구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요인들이 군사제도 속에서 봉수제를 운영하게 만든 요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사단법인 동대해문화연구소가 포항시의 학술조사용역을 받아 조사한 포항지역 봉수대는 대부분 해안선이 바라보이는 뛰어난 경관을 갖추고 있어 개발을 하면 봉수대 유적 보전은 물론 관광지로서도 각광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엌모양의 봉수대

특히 왜구의 침략 등 위급한 상황을 중앙에 알려주는 통신수단이었던 봉수대의 포항지역 전달 경로가 밝혀져 주목을 받고 있다.

사단법인 동대해문화연구소(이사장 이석태·소장 김용우)는 포항시의 ‘포항의 봉수대 조사 학술용역’을 의뢰 받아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 동안 현장 조사를 한 결과 뇌성산 봉수대를 비롯한 12곳의 봉수대를 조사·발굴했다.

동대해문화연구소가 조사·발굴한 봉수대는 복길 봉수대(포항시 남구 장기면 두원리)·뇌성산 봉수대(장기면 모포리)·대곶 봉수대(구룡포읍 석병리)·사지산 봉수대(대보면 강사리)·장곡 봉수대(대보면 구만리)·발산 봉수대(동해면 발산리)·동을배 봉수대(대보면 대동배리)·사화랑산 봉수대(동해면 석동리)·지을산 봉수대(북구 흥해읍 우목리)·오산 봉수대(흥해읍 오도리)·월포 봉수대(청하면 월포리)·도리현 봉수대(송라면 방석리) 등 12곳.

동대해문화연구소는 당초 8곳의 봉수대를 조사하기로 했으나 기록상 빠져 있던 월포봉수대와 장곡봉수대, 사지산 봉수대, 동을배 봉수대 등 4곳의 봉수대를 추가해 12곳의 봉수대를 조사·발굴했다.

포항지역의 최남단에 위치한 복길 봉수대는 포항시 남구 장기면 계원리에 있어 봉수대가 있었던 산정에서 동해안을 바라보는 풍경은 절경이며 북쪽 해안쪽으로 소봉대가 보이는 곳이다.

뇌성산성 봉수대는 산성 안에 있는 봉수대로서 주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아 동·남·북 해안이 발 아래에 보이는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대환(곶) 봉수대는 포항시 남구에 있는 봉수대 중에서 가장 접근성이 용이한 곳으로 동해안에서 가장 동쪽으로 돌출됐다는 석병리와 북으로 대보, 남으로 삼정리 해안이 한 눈에 들어오는 봉수대이다.

다시 찾은 사지산 봉수대는 대곶 봉수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가파른 산정에 위치하고 있어 대보의 끝 해안선과 구룡포 해안까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이는 곳이다.

장곡 봉수대는 동쪽으로 동해가 열리고 영일만 지역으로 들어가는 초입지역으로 군사지역 산정에 있어 실제 조사를 하지 못했다.

발산 봉수대는 대환 봉수의 서쪽에 있는데 구룡포읍과 동해면, 대보면의 경계선에 위치하고 있고 멀리 동쪽으로 해안선이 보이고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곳이다.

대동배 봉수대는 장기곶의 남·서·북쪽의 바다가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있다. 사화랑산 봉수대는 동해면 상정리와 석동리 경계에 위치하고 있고 영일만의 내부와 영일만 건너쪽의 해안까지 잘 보이는 곳이다.

지을산 봉수대는 흥해읍 우목리에 있는 죽천초등학교 서쪽 지을산 산정에 있는데 군 부대가 위치해 있다. 오산 봉수대는 동해안을 관망하기 가장 좋은 곳이며 아래쪽으로 칠포해안이 아름답게 보이는 곳이다.

월포리 봉수대는 청하면 월포리 해안선을 가장 쉽게 볼 수 있고 송라면 방석이 도리산 봉수대는 헬리콥터 착륙장을 변해 흔적은 거의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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