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천 한동대학교 법학부 교수·국제법센터 소장
원재천 한동대학교 법학부 교수·국제법센터 소장

매년 카이스트 문술 미래전략대학원은 미래전략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이중 과학기술 분야 내용을 소개하고, 다가온 인공지능 시대에 삶의 지혜를 구해보고자 한다.

과학기술 주권 확보
미·중 패권 경쟁의 중심에는 첨단 과학기술이 있다.
얼마 전 중국은 반도체 재료인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 통제에 이어 전략물자인 희토류 가공 기술의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중국은 전기차, 의료기기, 스마트폰 및 방산 산업에 필요한 ‘중희토류’ 정제를 독점하고 있고 차세대 배터리, 드론, 5G 장비 등 분야와 세계 상위 과학 학술지로부터 자연과학 부문 우수 연구논문 비중이 미국을 이미 제치고 있어 중국의 과학기술 발전 잠재력과 경쟁력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이에 맞서 미국은 반도체,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등 첨단 기술에 대한 중국 투자를 제한하고 첨단 기술 유출 방지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세금 혜택과 천문학적 지원금을 주며 삼성 및 대만의 TSMC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여 중국 의존도를 낮추어 첨단산업의 주권을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미국이 전략기술 분야에서 우위를 갖고 과학기술의 실용화에 있어 사업화, 양산, 표준화 등이 담보되어야 시장경제성이 확보되는 만큼 미국과 유럽 주도의 과학기술 경제 거버넌스는 당분간 유지될 것 같다.

우리나라도 과학기술 주권을 확보하고 미·중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연구 및 개발, 투자, 세제 혜택, 과학 인재 양성, 규제 완화, 글로벌 표준 선점 및 상용화 등 과학기술, 산업, 교육, 통상, 외교·안보를 망라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에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 신설을 환영한다.

인공지능(AI)가 인간을 바꿀 수 있다.
생명공학의 발달과 AI 기술의 고도화로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모호해진다고 한다. 가끔 유튜브 영상을 보고 있으면 추천하는 제작물이 신기하게 취향에 맞는 경우가 많다. 가끔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회사들이 나에 대하여 나보다 더 잘 아는 것 같아 두려워지기도 한다. 혹자는 우리가 이미 정교하게 짜여진 알고리즘에 사육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사실 AI를 기반한 챗지피티 (ChatGPT)는 이미 삶의 일부분이 되어 있다. 학생들은 숙제, 연구, 언어 습득 등에서 활용하고, 주부는 중국에서 직구를 하며, 회사는 AI 채용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하였다. 법원도 판결문 작성에 AI를 활용하는 것을 고려한다고 하니, 업무의 효율성 증대의 이익은 있지만 과연 인간의 감성과 주관적인 판단, 가치 그리고 상호 존중을 AI가 대체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선비정신과 천부적 인권사상
무엇이 인간을 만드는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데는 ‘가치와 사회 전통’이 중요하다. 한 개인의 정체성과 자존감은 기본적으로 가정에서 형성되고 성장 과정에서 학교와 사회생활의 ‘창의적 경험과 상호반응’을 통해 가치관과 정체성이 완성된다고 한다. 진선미를 추구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지혜는 지식과 감성에 기반하며 부모, 학교 선생님과 어른들의 솔선수범을 통해 길러진다.

명심보감에 “선한 사람이 다른 이에게 업신여김을 받을 수도 있으나 하늘이 복을 내리고, 악한 사람은 부귀영화를 누린다 해도 하늘이 벌을 내린다”라고 했다. 의리와 지조를 중요시하고 인간으로서 도리를 지키는 동양의 선비정신과 한 사람이 우주보다 귀하다는 천부적인 인권사상과 개척정신의 모태가 된 서양의 청교도 정신에서 지혜를 구한다.

인공초지능 사회, 우리는 인간의 정체성과 존엄성을 더욱더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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