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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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비둘기 두 마리가
정다운 마음으로
서로 사랑을 하였습니다.

그다음은 차마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감상] 요즘 인기 있는 웹툰, 웹소설의 구조는 ‘기승전결(起承轉結)’이 아니라 ‘승전기결(承轉結起)’이다.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하는 방법이다. 자소서나 보고서는 ‘결기승전’, 먼저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을 밝히는 게 대세다. 가수 싸이는 ‘전결전결’ 뮤지션을 꿈꾼다. 다들 배우기는 ‘기승전결’로 배웠지만, 각자 자신만의 호흡과 리듬으로 세상을 향해 스토리텔링을 한다. 옳다. 천상천하유아독존 아닌가. 프랑스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장 콕토는 학교를 매우 싫어했다고 한다. 시 ‘산비둘기’는 ‘기승’, 다음에 ‘전결’이 없다. 역경을 극복하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처럼 상투적이지 않아서 좋다. 참, 상투적(常套的)이란 말은 ‘늘 써서 버릇되다시피 한’이라는 뜻이다. 관습적, 기계적이라는 말이다. 어쨌든 괴짜 시인, 장 콕토를 아니 좋아할 수가 없다. <시인 김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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