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위안부 합의는 최선…역사가 판단"

박근혜 전 대통령이 5일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박근혜 회고록 출간기념 저자와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대한민국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한 견해를 공유했다. 4년 9개월간의 옥중생활에서 품었던 심경과 과거 ‘위안부 합의’에 대한 생각도 담담히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5일 인터불고 만촌 컨벤션홀에서 진행된 ‘회고록 출간기념 저자와의 대화’ 행사에서 대담을 통해 회고록에 담긴 내용을 하나하나 되짚었다.

이날 유영하 변호사와 허원제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과 함께 무대에 올라 ‘저자와의 대화’에 참석했고, 김관용 전 경북도지사와 서상기 전 의원, 김관진·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행사장을 찾았다.

행사장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화환이 눈길을 끌었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장동혁 사무총장,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낸 최경환 전 부총리,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한광옥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보낸 화환도 함께 자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5일 대구 수성구 호텔인터불고에서 열린 회고록 출간기념 북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담에 나선 박 전 대통령은 먼저 대통령 재임 당시 각국 정상과의 관계 형성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점을 ‘신뢰’라고 꼽았다.

그는 “개인 관계나 사회에서의 관계와 마찬가지로 국가 간에 있어서도 중요한 것이 신뢰”라며 “서로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어떤 일을 같이 도모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 발전을 위해 많은 인프라가 필요한데, 없어서는 안 될 인프라 중 하나가 신뢰”라며 “경제에서도, 정치권에서도 신뢰 인프라를 확고하게 구축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 같은 가치관은 과거 위안부 합의 관련 대담에서도 거론됐다. 박 전 대통령은 “위안부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외교부에서 관계된 할머니들을 찾아뵙고, 무엇을 가장 바라는가를 여쭤봤다. 의견을 전부 수렴해 반영하려고 노력한 것”이라며 “이 합의를 위해 당시 아베 총리에게 강하게 촉구했을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압박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 합의로 인해 아베 총리도 일본에서 강한 비판을 받았는데, 역사적인 큰 결단을 내려 합의가 이뤄졌다”면서 “모든 사람이 다 만족할 합의라는 게 어렵지만, 수십 년 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미래세대에 넘겨줘서는 안 될 일이라는 생각을 해 조금 아쉬움이 있더라도 국익에, 전체 이익이라고 판단해 결단을 내려야 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외교는 상대가 있기 때문에 100% 합의되는 게 없다. 지금 생각해도 그 합의는 최선이 아니었나”라고 견해를 밝혔다.

국가 안보관에서는 국가 수호를 내세웠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5일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박근혜 회고록 출간기념 저자와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 전 대통령은 특히 “무엇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부단히 힘을 섰다”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면 경제적으로 북한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한편으로는 남북의 동질성을 회복해가면서 평화통일을 이룩하는 것이 커다란 목표였다”고 강조했다. 또 “일부에서는 대북정책에 대해 비판이 있겠지만, 북한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며 “국가를 수호하고, 국민을 보호하는 것은 대통령 책무 중에서도 최고의 책무”라고 힘줘 말했다.

옥중 생활을 견디게 한 희망은 ‘진실’이라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너무 가까이 있던 사람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국민께 실망을 드린 것은 저를 힘들게 했지만, 진실은 언젠가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담담히 견뎌냈다”면서 “돌아봐도 재임 중에 사소한 실수는 있었을지라도 의도적으로 제가 부끄러운 일을 한다든가, 국민 앞에 부끄러운 일은 한 적이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회고록 출간에 대해서는 “대통령을 지냈던 사람으로서 아쉬운 일에 대해서는 아쉬운 대로,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 것은 그대로 써서 밝힘으로써 미래 세대에 교훈이 됐으면 하는 생각”이라며 “정치를 다시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중 하지 못한 일에 대한 아쉬움은 있는데, 누군가 그것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면서 “정치는 하지 않겠지만, 국민으로부터 받은 사랑이 너무 크고 감사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제가 할 일이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해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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