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장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장

금융당국이 전세대출의 DSR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전세대출은 대출 규제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 최근 가계부채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전세대출의 급증도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규제로 돌아선 것이다.

전세대출이 얼마나 늘어난 것일까? 전세 대출은 2012년 말 8조6000억 원 수준에서 10년이 지난 2022년 171조7000억 원으로 20대 정도 늘었다. 전세 대출이 왜 이렇게 늘어난 것일까? 우선 보증기관에서 보증을 해주니 금융기관의 부담이 크지 않았다. 여기에 그동안 집값이 계속 상승하기 때문에 금융기관입장에서는 담보에 대한 안전성이 있었다. 여기에 DSR규제도 없었기 때문에 전세대출에 대한 부담이 적어 대출 규제 속에서도 급증하게 된 주 이유이다.

전세대출은 서민주거 안정을 명분으로 확대되었다. 전세가격이 급등하는 시기 전세대출은 세입자들에게 분명 도움이 되기는 했다. 전세대출이 급증하는 시기 저금리와 합쳐지면서 전세대출에 대한 부담도 적어 전세대출을 받는 수요가 증가했다. 이러한 전세대출은 순기능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전세가격이 급등하는 원인도 제공했다. 전세대출이 확대되면서 전세가격이 올라가며 갭투자도 늘어 전세가 상승이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졌고 이것은 다시 전세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었다. 여기에 저금리로 인해 월세 수요가 전세로 유입되면서 전세 수요의 증가로 이어지며 다시 전세가 상승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정부의 대출 증가를 막기 위해 전세대출을 규제하겠다고 했지만 정책의 일관성이 결여된 정책을 또 내놓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신생아 대출을 출시한다. 신생아 대출은 금리도 낮고 DSR규제도 받지 않는다. DSR규제를 통해 대출 증가를 막겠다고 했지만 DSR규제를 받지 않는 새로운 상품을 내놓았다. 한편에서는 규제를 하겠다고 하고 한편에서는 대출을 늘릴 수 있는 상품을 내 놓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필자는 전세대출이나 전세보증에는 부정적 견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전세는 사금융의 성격이 강하다. 담보로 개인 간의 행위에 공적인 대출을 지원하고 공적보증을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선의로 정책을 폈지만 시장에서는 부정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나쁜 사람들이 법을 악의적으로 사용하기는 했지만 그 허점을 만들어 준 것은 분명 정부도 책임이 있어 보인다. 전세대출과 전세보증은 분명 전세가 상승과 더불어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졌고 이러한 상승은 어느 한계점에서 사고가 터졌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약세로 돌면서 많은 문제가 나타났다. 역전세나 전세사기는 이러한 원인에서 시작된 것이다. 선의의 정책이 악용되었다면 이것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정부도 책임이 있다. 마지막으로 대출을 늘리든 대출을 줄이든 정책의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국민들은 언제까지 엇박자 정채을 보며 힘들어해야 하나.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정박자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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