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입시 이공계 합격선 하락 전망
전반적 대입 변화 불가피

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앞. 정부가 내년 대학입시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2천명 늘리기로 했다.연합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발표하면서 내년도 대학 입시에서 의대를 포함, 이공계 합격선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한 의대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N수생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정부는 6일 2025학년도 대입부터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린다고 발표했다.

아직 지역·학교별 구체적인 인원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의대 전체로 봤을 때 대규모 정원 확대가 확정된 것이다.

의대 모집 정원 확대 규모인 2000명은 의학계열을 제외한 서울대 자연계 선발인원 1775명보다 많은 규모다.

디지스트를 비롯해 카이스트·지스트·유니스트·켄텍 등 5개 이공계 특수대 정원내 모집인원 1600명을 능가한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의 자연계 전체 선발인원 4882명의 41% 해당하는 수치다.

올해 선발인원에서 의대 모집 증원 2000명을 포함하면 의대·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 전체 선발규모는 8659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인원은 서연고 이공계 전체 선발인원 4882명의 1.8배에 해당하는 등 전반적인 대입 변화가 불가피하다.

종로학원은 현재 의대 합격권이 2023학년도 ‘어디가’ 발표 70%컷 기준으로 국수탐 합산점수(300점 만점) 285.9점으로 분석했다.

의대 정원이 늘어나면 합격선은 281.4점으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합격선이 낮아지는 만큼 치대·한의대에서 의대로, 약대에서 의대로 진학경로를 변경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치대·한의대·약대 합격선이 하락하고 이 자리를 이공계 상위권 학생들이 들어가는 등 연쇄 반응으로 이어진다.

반수생 증가로 중도 탈락 학생수가 늘어날 수 있으며 N수생 수가 증가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당장 2024학년도 정시 지방권 의대 합격생 중 일부는 서울권, 상위권 이공계 등 학과 합격시 지방권 의대·약대 등록포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수 기대심리가 작용하면서 반수시 지방소재 지역에서 재수를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반면 지방권 지역인재로 지방권 학생이 의대 진학에서 서울·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매우 유리한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지역인재 전형은 의대는 물론 약대·치대·한의대 모두에 적용돼 지방권 학생은 약대 등 진학에도 현재보다 매우 쉬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역·학교간 합격점수 격차도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합격선도 매우 떨어지면 3등급 내외대도 수비 내신, 정시 수능에서 합격하는 이례적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고 전했다.

대입 자체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면서 지역대와 이공계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다.

소위 반도체 계약학과 등 이공계 상위권 학과 학생들은 의대 진학이 가능한 수준이 된다.

이들 학과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빠지면서 이공계 상위권 학과 입학 학생의 성적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자연히 경쟁력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한 대입 전문가는 “현 대입은 성적대로 줄을 세우면 연쇄적으로 끌려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의대 쏠림 현상 심화와 맞물려 당분간 이공계는 학생 선호도가 높은 계약 학과도 우수 학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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