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복 포항사회네트워크 대표
김유복 포항사회네트워크 대표

지난 8일 오후 발표된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로 장인화 전 사장이 선정되었다는 뉴스가 각 언론매체에 올랐다. 그동안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의 활동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지역사회도 이제는 앞으로의 포스코그룹 행보에 더 관심을 보일 일만 남은 것 같다.

포스코가 2000년 민영화되기 이전에는 공기업인 태생적 국민기업으로 각인 되었다. 민영화 이후 20여 년 동안 국가기간산업으로써의 중차대한 책임과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지만 최대 주주로 국민연금공단이 자리하고 있어 정부의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주인 없는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CEO의 자리가 바뀐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회장 선출로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배턴 터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역과 반세기 넘는 공생으로 포스코의 일희일비(一喜一悲)가 지역 경제뿐만 아니라 여러 방면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임을 부인할 수가 없다. 그런 연유로 포스코 회장 선출 전후로 지역사회가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오히려 당연한 일이다. 더구나 그동안 갈등과 반목이 깊어진 최정우 회장과의 소통 단절 등으로 새로 선출될 회장에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다.

이번에 회장 후보로 선임된 장인화 전 사장은 33년을 포스코에 몸담은 정통 철강인으로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MIT공대 조선해양학 박사 학위를 받은 최고의 엘리트 엔지니어로서 사원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이었으며 외모에서 풍기는 후덕한 모습처럼 덕장(德將)으로 평가받는 철강 전문경영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에 입사하여 포스코 기술투자본부장, 철강생산본부장 등을 거쳐 대표이사 사장까지 역임한 후 현재는 자문역으로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상태지만 그룹의 핵심사업인 철강 본원의 미래 비전을 명확하게 실현해 낼 수 있고 신사업 투자 등에도 경험을 쌓은 것으로 균형 있는 사업추진을 할 수 있는 최적의 후보로 판단돼 발탁되었다고 한다.

포스코가 지주사 형태로 바뀌면서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에 모든 권한이 집중되어 그간 지역문제 해결의 주체에서 포스코가 빠진 채 홀딩스 본사가 서울로 옮겨가 지역으로서는 엄청난 상실감과 포스코에 대한 실망감으로 시민들을 당혹하게 했다. 그로 인해 포스코홀딩스 본사 포항 이전과 미래기술연구원 본원 포항 유치 범시민 운동이 전개되고 극심한 갈등이 유발되는 등 반목과 불신 끝에 가까스로 본사 포항 이전이 확정되었고 미래기술연구원 본원도 포항에 설립되는 등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긴 했으나 아직도 여전한 불씨를 지니고 있어 차기 회장 후보가 어떻게 풀어 갈 것인지 지역사회가 예의 주시하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포스코와 포항의 미래가 달린 수소환원제철소 건설에 필수적인 행정지원과 노후설비 개선 투자 등 지역과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고 지역사회와의 소통에 소홀했던 전임자의 무책임을 넘어 지역과 함께하는 상생을 위해 적극적이고 진정한 대화와 협력이 요구되기도 한다.

철강경기 불황에 이은 이차전지 소재사업 등 신사업의 지속적 성장 동력을 이어 나가야 하는 혜안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에서 위기를 맞은 포스코그룹을 맡을 차기 회장 후보의 경륜과 경영능력을 기대해 본다.

작고 소소한 문제에도 귀 기울이면 큰 흐름도 잡을 수 있다. 포스코그룹과 포항은 하나다. 포스코홀딩스의 본사와 세계 최고 철강사 포스코가 56년을 버티고 있으며 연구중심대학 포스텍, 이차전지 소재 산업을 주도하는 포스코퓨처엠 등 포스코그룹 핵심사업의 중추가 있는 포항과는 상생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곳임을 명심해야 한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 다음 달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되어 포항 본사로 출근하는 모습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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