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중립 지침 마련…처우 개선
인사혁신처, 올해 주요계획 발표

김승호 인사혁신처장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 주요 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연합
공무원이 마약범죄에 한 번이라도 연루되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파면·해임된다. 또, 갑질하는 공무원은 국·과장이 될 수 없게 승진 절차에서 거르고, 공직자의 정치적 중립 준수 지침을 마련과 매월 겸직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하는 등 관리가 강화된다.

인사혁신처는 2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주요 업무 계획을 발표했다.

인사혁신처는 우선 마약을 사거나 제조·판매하는 등 공무원이 마약범죄에 한 번이라도 연관되면 파면·해임하기로 했다. 공직자를 대상으로 마약 범죄 관련 처벌 기준을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기준은 올 하반기부터 적용된다. 김승호 인사혁신처장은 “온 나라가 마약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징계 기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부처 이익만 추구하고 기관 내ㆍ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갑질하는 공직자는 국ㆍ과장이 될 수 없게 철저히 걸러낸다는 방침이다. 김 처장은 “국·과장 역량평가 때 평소 생각이나 행동이 부처 이기주의와 우월적 사고를 가지고 행동하는지 중점적으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공직자의 정치적 중립 준수 지침을 마련하고, 매월 겸직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하는 등 관리도 강화된다.

올해부터 재산신고 대상이 되는 가상자산에 대한 심층 심사 기법을 만들어 엄정히 심사하고, 건축 설계·감리 분야 등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분야에 대한 취업 심사를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정부는 공직 윤리를 엄정히 확립하되, 동시에 공무원 처우 개선 등을 통해 사기 진작을 유도한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 9급 초임(1호봉) 봉급액을 전년보다 6% 인상하고, 5년 미만 재직자에게는 월 3만원의 정근 수당 가산금을 지급하며, 저연차 공무원의 연가 일수를 확대한다.

안전 분야 등 대국민 최접점에서 일하는 현장 공무원에 대한 처우도 강화한다.

3년 미만 복무 군인도 주택수당을 받을 수 있게 하고, 담임·보직·특수 교사는 교직수당 가산금을 인상한다.

재난·안전 업무 전담 공무원에 대해서는 월 8만원의 ‘특수업무수당’을 신설하고, 수사·치안 분야에서 일하며 소송 가능성이 높은 공무원에 대한 책임보험 적용 한도를 상향한다.

공무 수행 과정에서 다친 공무원에게 지급하는 진료비와 간호비(간병비)를 인상하고, 명백한 공무상 부상에 해당하는 상병 범위를 확대해서 공상 처리 기간을 단축한다.

위험한 직무를 하다 발생한 공무상 질병·부상에 따른 휴직 기간은 최대 5년에서 8년으로 늘린다.

저출산·고령화 대응을 공직사회 인사 정책에 반영해서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하는 경우 6개월 간 최대 월 450만 원까지 수당을 지급하도록 지원을 확대한다. 신혼부부·청년 공무원에게는 민간보다 저렴한 시세로 공무원 임대주택을 최우선 공급한다.

성과에 따른 보상을 확대하고, 정부 부처 간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도록 부처 간 공직자 교류를 더욱 늘린다.

부처 간 인사 교류는 범정부적 협업이 필요한 분야·직위를 정해 국·과장급 중심으로 더욱 확대한다.

인사 교류 성과가 추후 성과 평가와 보직 배치 등에 반영되도록 교류에 따른 인사상 특전을 대폭 확대한다.

또, 직무 중요도와 난이도에 따라 지급하는 중요 직무급 대상을 계속 확대하고, 지난해 시범 운영했던 동료 평가를 전면 도입하기로 했다.

공직에 장기 재직하는 전문가가 늘도록 전문직 공무원 대상 인사 특전을 강화하고, 연구직 직렬을 신설해서 공직 전문성 강화를 꾀한다.

각 부처·기관의 인사 자율성을 높이도록 지원하는 인사규제 혁신 계획은 올해 제3차 계획을 만들어 추진하고, 우수 인재·전문가를 영입하는 시스템을 개선할 예정이다.

인사처가 관리하는 채용시험 성적 정보를 구직자 의사에 따라 공공 부문 기관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는 공직자 재산 내용을 기관별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개별적으로 공개하는데, 올해부터는 ‘공직윤리시스템’(PETI)에서 한 번에 확인하는 서비스를 한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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