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진 경주지역위원회 위원
서병진 경주지역위원회 위원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는 극락왕생하고자 속세의 중생들이 외우는 주문이며, 부처님이 되고자 하는 구도자의 주문이다. 신비의 주문, 밝은 주문, 최상의 주문이다.

‘사연을 읽어주는 여자’의 작가 조유미는 “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는 말이 ‘나를 위한 주문, 나를 사랑하는 마음의 주문’이라 했다. 나 자신을 사랑하기에 이유를 찾지 않는다. 이유가 없어도 좋다. 있는 그대로 참 좋다. 이 세상에 ‘나’라는 존재는 ‘나’ 하나뿐이다. 그래서 특별하다고 했다.

나만 빼고 모두 행복해 보일 때, 삶이 어렵고 힘들 때, 남의 시선에 주눅 들고 흔들릴 때, 나직이 “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하고 주문을 외우면 마음이 평정된다.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된다. ‘있는 그대로의 것’, 산스크리트어 ‘타타타(tathata)’, 한자어 ‘진여(眞如)’와 통한다.

22대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사람. 공천에 목을 맨 사람. 물갈이 대상에 오른 사람. 그 권한을 쥐락펴락하는 사람. 하위 20%의 평가를 받고 자존심 상한 사람.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려고 안달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에게 “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는 주문을 권하고 싶다. 어느 정도 마음의 평정을 얻을 것이다.

국회의원 해 본 사람은 해 보아서 좋고, 새롭게 도전하는 사람은 이만큼 성장한 자신이 대견해서 좋고, 공천에 탈락한 사람은 자신의 한계를 알아서 좋고, 다음 기회를 준비할 수 있어서 좋다. 자신만이 최고요, 반드시 자신이라야 한다는 고집을 버릴 수 있어서 더 좋다. ‘집’ 중에서 목수도 못 고치는 ‘집’이 고집, 옹고집이다. 자기 자신만이 버리고 안분지족, 홀가분해질 수 있다.

자신의 적(敵)은 자신이다. 화내고 싶은 자신과 참아야 하는 자신의 갈등이다. 자신이 싸우는 대상은 남이 아니라, 매 순간의 자기 자신이다. 이걸 선택해도 힘들고, 저걸 선택해도 힘이 든다. 인생은 고해(苦海)다. “나, 지금 이대로 참 좋다”는 주문으로 마음을 다독여야 한다.

누구나 하늘에 닿고 싶다. 높이 올라가고 싶다. 원하는 하늘은 머리 위에 있는 것이 아니고, 자기 자신 안에 있다. 자신이 하늘 속에 있다고 생각하면 하늘 속에 있는 거고, 땅속에 있다고 생각하면 땅속에 있는 거다. 일체유심조다. “나, 지금 이대로 참 좋다”는 주문으로 마음의 평정을 얻자.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는 건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서가 아니다. 더 넓고 큰 곳으로 시선을 두면 스스로 부족함을 느낀다. 안분지족(安分知足)과 거리가 멀어진다.

자신이 있을 곳을 다른 사람이 정해주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정하는 것이다. 자신의 마음이다. 엉뚱한 곳에 마음을 쓸 필요가 없다. 자신이 들여다봐야 할 것은 자신의 마음이다. 자신의 마음이 원하는 것, 자신의 마음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 그것을 알아야 자신이 빛날 수 있는 자리를 찾을 수 있다. 자신이 몸과 마음을 바쳐 일할 자리가 자신의 하늘인 것이다.

우리는 경쟁사회에 살고 있다. 서로 견제하면서 산다. 그러면서도 개인주의라 하면 이기적이라 한다. 경쟁 사회에서 바르고 온전한 사람으로 살아가기 어렵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강은교의 시 ‘사랑법’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진정한 사랑은 집착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사람에게서 상처받고, 치유도 받으며, 자신을 자랑스러워하자. “나, 지금 이대로 참 좋다.”는 주문을 외며 안분지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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