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정원 늘리기로 온통 나라가 시끄럽다. 이런 의사 수 늘리기만큼 중요한 것이 미래 산업을 이끌 첨단산업 인력을 늘리는 일이다. 오죽했으면 기업이 실무형 인재를 직접 키우겠다고 나선다고 하겠는가.

특히 경북과 대구의 미래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2차전지 분야의 인재가 부족해 기업이 인재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첨단산업의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기술력 우위 확보를 위해서는 유능한 인재 확보가 관건이다. 경북·대구 지역의 산·학·연·관이 함께 인재 확보 방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은 물론 자치단체가 지역 인재 양성을 통해 지역 산업을 뒷받침해야 한다.

2차전지 산업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R&D 인력의 구인난은 심각하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에 따르면 부족한 석박사급 인력이 연간 1000명 이상이다. 학사까지 범위를 넓히면 부족 인원은 3000명 가량 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근 경북도와 포항시, 포항지역 2차전지 기업이 포스텍의 배터리 특성화대학원 유치에 나섰다.

 

의사 늘리기 만큼 시급한 이차전지 인재 양성

지난 21일 경북도, 포항시, 포스텍, 포항이차전지기업협의회,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등이 포항에서 ‘포스텍 배터리 특성화대학원 유치를 위한 산학연관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들 기관이 이차전지 분야 산업계 수요에 맞는 교육과정을 개발·운영하고 기술개발과 교류 촉진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하며 핵심 인력 양성을 위해 협력한다는 것이다.

포스텍 특성화 대학원처럼 고급 R&D 인력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일할 지역 인력 양성도 매우 중요하다. 에코프로 그룹의 인력 채용에서 그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에코프로는 고용 인원 가운데 90%가 비수도권 출신이다. 에코프로에 따르면 직원 3362명 중 지방에 주소지를 둔 직원이 3017명으로 89.7%에 이른다. 지역 소재 대학과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원이 85.3%로 2867명이나 된다. 에코프로가 지역 인재 채용 경영 모델이 되고 있다.

기업이 입버릇처럼 지역 상생을 말하지만 지역 인재를 채용하는 것만큼 확실한 상생은 없다. 그런 점에서 에코프로 그룹이 지역 상생의 모범이다. 경북도와 대구시는 지역 산·학·연과 함께 2차전지는 물론 반도체, 바이오, 로봇 등 미래 첨단산업 지역인재 양성 계획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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