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진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유역본부장
김세진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유역본부장

요즘,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이슈는 당연히 총선을 앞둔 시기인 만큼 정치(政治) 문제가 우선이고, 또 하나는 기후변화 문제이다. 작년에는 전국에 예년대비 약 1.5배의 역대급 강수량을 기록하였는가 하면, 역대급 폭염까지 겹치면서 녹조 문제까지 자주 언론에 등장하였다. 금년에는 슈퍼엘리뇨 현상으로 극한 강우와 폭염은 더욱 우리의 삶을 위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政治)에서 다스릴 치(治)는 근본적으로 물관리를 의미한다. 비가 오면 산을 따라 내리는 물을 가뭄에는 저장하고, 홍수에는 물길을 조절한다는 의미였다고 하는데, 그러고 보면, 예로부터 정치란 물을 잘 관리한다는 의미에서, 그 뜻이 모든 것(國家)을 잘 다스린다는 개념으로 확대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고대 중국의 태평성대인 요순시대에 우(禹)라는 관료는 황하강의 홍수를 성공적으로 다스린 공로를 인정받아 순임금으로부터 왕위를 계승 받아 우왕이 될 정도로 물관리는 대단히 중요하였다.

과거 우리나라 역사에서도 선조들의 물관리에 대한 지혜를 찾아볼 수 있다. 국토의 70%가 산지로 구성되어 있고, 대부분의 강우가 여름에 집중되며, 홍수와 가뭄이 반복되는 열악한 국토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삼국시대에는 김제 벽골제 등 저수지를 건설하였고, 세종대왕은 측우기, 하천수위표 등 물 관련 시설을 다수 만들었으며, 정조께서는 물관리에 취약한 도시(화성)를 물관리 종합계획도시로 구상하는 등 선조들이 얼마나 물관리를 중요하게 여겼고 그와 관련된 물기술 개발에도 노력하였는지 엿볼 수 있다.

낙동강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긴 강으로 K-water가 운영·관리하는 56개 수자원 시설 중 절반 이상인 29개를 차지하고 있다. 이같이 많은 시설을 보유한 낙동강유역은 불확실성이 높은 기후변화로 인하여 매년 홍수·가뭄·녹조 대응에 어려움이 적지 않다. 더욱이, 올해는 슈퍼엘니뇨의 영향으로 역대급 기상이변이 올 수도 있다는 우려로 수자원 시설의 과학적인 운영이 필요한 상황이다.

금년, K-water 낙동강유역본부는 ‘기후 위기 대응형 물관리’ 혁신을 통해 새로운 관점에서 기존 운영체계를 개선하여, 한층 고도화된 물관리를 시행할 계획이다. 인공위성 및 강우레이다 등을 활용한 강우 예측 시스템과 고도화된 홍수분석시스템 등을 통해 댐의 수위 및 유입량을 시나리오별로 분석하여 댐방류량을 결정하는 등 댐의 운영방식을 한층 고도화 해 나가고 있다. 또한 현재 충분한 댐 저수량이 확보되어 있어 갈수기에 댐의 용수공급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나, 혹시 모를 가뭄에 대비하여 물관련 시설 간 연계운영 등을 통한 효율적인 용수공급방안도 마련하였다

그리고 여름철 반복되는 녹조 발생에 대응하여, 댐-보-하굿둑 연계운영과 대용량 녹조 제거선 도입, 녹조 원인물질(축분 등) 저감을 위한 차세대 기술도 적용하고, 녹조 全주기 관리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녹조와 오염원 관리 전반을 혁신적으로 발전·운영해 나갈 예정이다.

뿌리 깊은 나무는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K-water 낙동강유역본부는 선조들의 물관리 지혜를 이어받아 기후변화에도 안전한 국토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올해도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켜낼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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