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탄소 감축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소환원제철(석탄을 사용하지 않는 제철) 기술 개발의 획기적인 전기를 맞았다.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1일 올해 산업·에너지 분야 연구·개발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추진 계획안을 발표했다. 이 계획안에 포스코가 ‘2050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실증기술 개발사업이 포함됐다.

정부 예타 사업에 포함된 수소환원제철 공법은 포스코가 2007년 상용화에 성공한 파이넥스 공법을 기반으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가 개발 중인 수소환원제철은 하이렉스(HyREX) 방식으로, 철광석(Fe2O3) 가루와 수소(H2)를 사용해 쇳물을 만드는 기술이다. 이 과정에서 물(H2O)은 발생하지만, 탄소 배출은 획기적으로 줄어 제철업계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는다. 글로벌 주요 철강사들은 수소환원제철을 기업의 존폐를 좌우할 핵심 기술로 보고 경쟁적으로 개발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이미 하이렉스 수소환원제철의 기본설계에 착수해 오는 2026년 실증 데모 플렌트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어 2030년까지는 기술 개발을 마치고 기존 공정을 단계적으로 하이렉스로 전환해 ‘2050 넷 제로’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는 이를 위해 포항제철소 인접 공유수면 135만㎡(41만평)규모 매립을 위한 절차도 밟고 있다. 기존 부지가 포화 상태여서 하이렉스 공장을 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앞서 지난해 1월 국토부에 포항국가산업단지 계획변경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포항 지역 시민단체가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건립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포항시민연대’와 ‘탄소중립실천 포항시민연대’는 “포스코의 미래 소재 전환과 친환경 사업을 위해 포항시가 나서야 한다.”면서 “탄소 제로 포스코를 만들어 기후 위기 시대에 철강산업을 지속시킬 수 있는 수소환원제철소 사업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곧 장인화 회장 체제의 포스코호가 출발한다. 수소환원제철은 새 회장의 가장 중요한 사업이 될 것이다. 정부가 올해부터 재정 지원을 약속해 데모 플렌트 건설 착수도 가능하게 됐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다. 정부는 물론 지역사회도 협력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만큼 사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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