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문화재단, 27일까지 홈페이지 신청…4월 2일부터 4차례 진행

대구 수성못 전경.

1915년 대구 수성들에 정착한 일본인 미즈사키 린타로가 수성들에서 농사를 짓다가 농업용수 확보 등을 위해 조선총독부에 저수지를 짓자고 제안했고, 총독부 지원 아래 조선인 4명과 수리조합을 만들어 사재도 투입해 1927년 수성못을 축조했다. 1939년 세상을 떠난 그는 수성못이 보이는 곳에 조선식으로 무덤을 만들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고, 법이산 입구에 안장됐다. 한일친선교류관리회가 매년 4월 13일 그의 기일에 맞춰 추도식도 연다.

대구 출신 민족시인 이상화의 시 세계를 기리는 상화동산과 시문학 거리도 수성못에 자리 잡고 있어서 일본인 린타로 묘지와 대비된다. 린타로 묘지에서 내려다보면 상화동산이 있고, 상화동산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시비 옆 상화 선생의 동상은 린타로의 묘지를 향해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다.

한국관광 100선에 2차례 선정되는 등 전국적인 관광 명소가 된 수성못은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시그니처는 100년도 넘은 왕버들 나무다. 수성못 둘레길 입구를 당당하게 지키고 있는데, 왕버들 껍질은 관절염 치료에 도움을 주거나 진통제로도 활용된다고 한다.

수성문화재단이 벚꽃이 만발하는 4월을 맞아 ‘수성못 벚꽃투어’를 운영한다. 4월 2일부터 회당 20여 명의 규모로 4차례 진행하는데, 스토리텔러가 수성못 구석구석을 함께 걸으면서 수성못의 살아 숨쉬는 자연 생태와 숨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수성문화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27일까지 신청을 받고, 4월 2일 첫 투어를 시작한다.

민물가마우지가 점령했던 둥지섬 이야기에서부터 쓰다듬기만 해도 사랑이 돈독해지는 사랑의 연리지, 춘추시대 진나라 역사에 등장하는 ‘결초보은’의 전설로 잘 알려진 수크릉(낭미초)도 만날 수 있다.

수성문화재단 관계자는 “벚꽃으로 뒤덮이는 수성못 꽃길을 함께 걸으며 소중한 추억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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