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 선두 가브리엘 봉쇄가 승리 열쇠
김천상무, 지친 전북 상대로 시즌 첫 홈 승리 도전

감독 및 선수단 대규모 교체 이후 시즌 첫 승 고비를 넘긴 포항스틸러스가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선두로 치고나간 광주FC를 상대로 2연승 도전에 나선다.

포항은 오는 17일 오후 2시 포항 스틸야드에서 광주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3라운드를 펼친다.

올해 K리그1 첫 지휘봉을 잡은 박태하 호는 지난 9일 난적 대구를 상대로 상큼한 역전 승리를 꿰차며, K리그1 첫 승 고비를 넘겼다.

자칫 대구전에서 승리를 잡지 못했을 경우 전북과의 AFC챔피언스리그 16강전부터 매번 아쉬움 남는 경기들로 인해 조급해 질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다양한 상황에서 3골을 뽑아내며 벗어났다.

이날 승리는 단순히 이겼다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포항은 박태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투톱과 쓰리백시스템을 앞세워 보다 공격적인 팀으로의 전환을 노렸으나 주력 미드필더들의 부상복귀가 늦어지면서 AFC챔피언스리그 16강 2경기와 K리그1 개막전 및 대구와의 2라운드 전반까지 중원장악에 실패했다.

특히 전북과의 ACL 16강전 2경기 모두 중원 장악에 실패하면서 최전방에 배치한 조르지와 이호재, 배용준 등에게 제대로 된 연결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울산과의 K리그1 공식 개막전 후반 김준호 대신 오베르단이 투입되면서 답답하던 경기가 풀어지기 시작했다.

지난 9일 대구전은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서 주전중앙수비수로 꼽힌 아스프로가 앞서 경기서 즉시퇴장당해 출전할 수 없었음에도 오베르단이 중원을 지키면서 균형을 잡았다.

그리고 0-1로 뒤진 상황에서 후반 김종우까지 투입되자 중원에서 전방으로 전달되는 속도가 더욱 빨라졌고, 이를 틈타 전민광의 동점골 후 4분 만에 김인성의 역전골이 터진 데 이어 20분 뒤 김종우의 쐐기골이 터지면서 그동안 만날 때마다 팽팽한 접전을 펼쳤던 대구를 상대로 시원한 3-1 승리를 거뒀다.

이날 후반 포항이 보여준 플레이는 앞으로 박태하 감독이 생각하는 전술적 기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투입된 백성동과 조만간 복귀가 예상되는 정재희까지 가세하게 되면 포항의 측면 공격이 한층 더 날카로워 질 것으로 예상돼 최전방에 투입되는 조르지와 허용준 등에게 한층 더 많은 득점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또 전민광의 분투는 박태하 감독에게 한층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중앙수비라인을 구축시켜 줄 것으로 보인다.

포항은 지난해 하창래-그랜트로 이어지는 중앙수비라인에 박찬용이 뒤를 받치면서 시즌 내내 든든한 수비력으로 울산과 시즌 막판까지 우승경쟁을 펼칠 수 있었다.

이 수비라인이 올해는 박찬용-아스프로 라인에 전민광을 가세시켜 또 다른 철벽수비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시즌이 끝난 이후 주력선수들이 대거 팀을 떠나면서 우려됐던 조직력과 경기력이 예상외로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그 첫 시험대가 광주FC다.

광주는 올 시즌 개막 후 2경기서 서울을 상대로 2-0, 강원을 상대로 4-2로 승리하며 경기당 평균 3득점이라는 가공할 공격력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2경기서 3골을 터뜨리며 득점 선두에 오른 가브리엘의 공격력이 무시무시하다.

그런 광주를 상대로 승리를 꿰찰 경우 올 시즌에 앞서 중하위권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포항돌풍을 일으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포항은 광주가 창단한 뒤 지난 2022년 시즌까지만 해도 15승 6무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해 왔으나 지난해에는 1승 2무 1패로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K리그 최고의 명장대열에 오른 김기동 감독도 이정효 감독 앞에서는 그리 강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김기동 감독은 올해 서울 지휘봉을 잡은 뒤 광주와의 개막전에서 0-2로 패했다.

하지만 박태하 감독의 포항은 지난 시즌 포항-광주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박 감독은 아직 자신의 팀으로 완전히 만들지는 못했지만 올 시즌 4경기 모두에서 보다 공격적인 축구를 펼칠 것임을 예고해 놓은 상태다.

여기에 아스프로가 돌아오면서 박찬용과 함께 광주 득점의 절반을 차지하는 가브리엘을 잘 막아낸다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높다.

한편 포항은 이날 경기에 앞서 ‘포항스틸러스와 함께하는 포스코퓨처엠 미래세대 축구교실’을 진행한다.

같은 시각 김천은 전북을 상대로 시즌 첫 홈 승리에 도전한다.

김천은 지난 2일 시즌 개막전에서 대구에 깔끔한 1-0승리를 거뒀으나 2라운드 홈 개막전에서 3연패에 도전하는 울산에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시즌 1승1패이긴 하지만 막강 울산을 상대로 3-0으로 끌려가다 후반에만 2골을 추격하는 저력을 보인 만큼 주중 AFC챔피언스리그 8강전을 치른 전북에 체력적 우위를 앞세워 첫 승리를 노린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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