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인 17일 경북 포항시 구룡포 동쪽 120㎞ 해상에서 9.77t급 어선이 전복됐다. 이 사고로 어선에 타고 있던 선원 6명이 물에 빠져 5명은 구조되고 1명이 실종됐다. 이보다 앞서 14일에는 경남 통영시 좌사리도 남서방 약 2.3해리 해상에서 139t 쌍끌이대형저인망어선 제102해진호가 침몰 됐다. 이 어선의 침몰로 11명은 구조됐지만 3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지난 13일에도 경남 통영 욕지도 인근 해상에서 20t급 어선이 뒤집혀 4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불과 1주일 새 어선 사고가 잇따라 14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이 같은 해양 어선 사고가 2020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한해에 3000건이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기상 상황에 따른 어선 전복 사고 예방을 위해 어선출입항신고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지만 한 해에 이처럼 많은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흔히 말하는 후진국형 인명피해다. 정부 차원의 한층 강화된 해상사고 예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해양수산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이 14일 2023년 해양사고 통계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해양사고가 3092건이나 발생했다. 전년 2863건 대비 229건, 8% 더 늘었다. 사망과 실종 등 인명피해가 94명이나 된다. 특히 봄철 해양 사고가 잦다. 지난해 3월에서 5월까지 주로 봄철에 발생한 해양사고가 모두 716건이나 된다. 전년 같은 기간 622건보다 87건 증가했다.

대부분의 어선에 선박자동입출항신고단말기(V-PASS)가 설치돼 있다. GPS가 내장된 V-PASS는 입출항 자동 신고는 물론, 외부에 설치된 송·수신 안테나가 거치대에서 분리되거나 선체가 70도 이상 기울어 사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될 때 어선 위치와 구조 신호를 자동으로 발신하게 돼 있다. 이런 안전장치까지 장착하고 있는데도 한해에 3000건이 넘는 어선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17일 포항 해상에서의 어선 전복 사고에서만 해도 선원 5명이 간신히 구조되고, 1명은 실종됐다. 또 선원 구조를 위해 해양경찰의 경비함정 8척과 항공기 1대, 민간 어선 8척, 유관기관 선박 2척 등을 투입해 수색 작업을 벌이는 등 인적, 물적 피해가 막심하다. 해가 갈수록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어서 해양 사고에 대한 대비책도 한층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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