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2일 2일간 '후보자 등록'
28일부터 14일간 공식 선거전
국힘, 대항마 부재 속 싹쓸이 조짐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인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장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

앞으로 4년간 입법 권한을 행사할 22대 국회의원(300석)을 선출할 총선이 23일 앞으로 다가왔다. 4월 5일과 6일 사전투표를 하고 10일이 선거일이다.

여야 정당의 공천자들은 21일·22일 양일간 후보등록을 하고 28일부터 14일간의 공식 선거전에 뛰어들지만, 25석의 대표를 뽑는 경북대구(TK)지역 선거 분위기는 비교적 조용하고 한랭전선이다.

정치 관심층에게는 국민의힘 공천이 끝났으나 현역 의원 대부분이 공천됐는 데다 개혁신당 등 이른바 제3지대 정당의 흥행 부진, 더불어민주당(더민)의 구조적 약세가 원인이다.

더욱 큰 문제는 TK지역에 중앙당이나 지역구 후보들이 뚜렷한 지역정책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고, 정당 간의 실질적인 치열한 당락(當落) 경쟁이 없는 데다, 공천이 당선이라며 본선보다 뜨거웠던 국민의힘 공천 발표 이후 본선거에는 비교적 무관심하다. 정책·경쟁·관심이 없는 ‘3無 선거’가 TK 총선이다.

대구 아파트분양률이 전국에서 가장 낮다. 경제에 치명적이다. 경북대구지역은 소득이 타시도보다 최저수준이고 수도권에 비해 자산 불평등, 산업체 부족으로 인한 도시 쇠락, 지방소멸 위기 앞에 놓여 있으나 지역 패권정당 국민의힘 은 이에 대한 절박함도 없다. 인구절벽 고물가 안보 위기 등 산적한 국가 현안에도 의제에 대한 논쟁조차 없다.

이에 비해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22대 국회에서 산업은행 이전 완결을 추진하고 있고, 더민 경남도당은 840만 인구 부·울·경 메가시티도 추진한다.

타 지역은 양대 정당이 중앙당 차원에서 유권자 환심을 사기 위한 정책공약 제시 등 구애 활동도 뜨겁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4일 전남도청에서 국립 의대 신설을 약속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같은 날 부산을 찾아 “저희는 부산을 책임집니다. 저희는 부산에서 새로운 정치를 출발할 것입니다”고 강력한 구애를 했다.

17일 기준 국민의힘은 도태우 변호사가 낙마한 대구 중남구에 김기웅 전 통일부 차관을 공천하면서 TK 25개 선거구 공천작업을 완료했다. 타 지역에서는 군소정당의 공천 받지 못할 금배지 지망생에게 공천을 줘 국회 입성을 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는 후보도 있다.

이번 총선에서 여당내 역학구도상 변화 양상도 나타났다. 당내 계파 간 경쟁도 없다는 얘기다. 여권 비주류인 유승민계인 김희국·윤두현·류성걸 의원 모두 퇴출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후보자 대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

야권은 더불어민주당 수성갑에 강민구 대구시당위원장 등 8개 산거구에 공천자를 확정했다. 나머지 4곳은 공천 신청자가 없다, 임명직 국회의원 같은 위성정당 비례대표 후보자 신청에 전·현직 지역 위원장들이 벌떼 같이 몰려 뜨거운 내부 경쟁을 벌인 것과 대조적이다. 민주당 경북은 13개 선거구 중 구미을 김현권 전 의원, 포항북 오중기 전 문재인 대통령실 행정관 등 11개 선거구에 공천자를 확정했으나 2개 선거구(경산, 의성청송영덕)에는 후보를 내지 못했다.

이른바 제3지대 정당인 개혁신당, 녹색정의당은 지역구에 각 2명을 공천자를 내는 데 그쳤다. TK가 3당에 눈을 돌린 건 1987년 소선거구제 이후엔 1996년 자유민주연합과 2008년 친박연대 정도이니 힘겨운 도전이다.

이번 지역 총선의 변수는 뚜렷하지 않다. 선거판을 요동치게 할 요인도 없다. 유세 중 ‘설화’외에는 없다. 다만 정책공약부문에서 새로운 이슈가 나올 수도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총선에도 국민의힘 계열이 25석 전석을 석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국민의힘 복수 공천인 셈이다. 3선 이상으로 관심을 모았던 주호영 의원과 윤재옥·김상훈 의원은 각각 6선 4선에 도전한다.

지역 유권자 민심은 패권정당 국민의힘에 대한 물갈이 요구가 높았으나 결말은 쇄신이 거의 없었다. 정치엘리트교체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현역 의원 25명 중 공천 배제(컷오프)자는 홍석준·류성걸·양금희 의원이다. 나머지는 경선에서 탈락했다.

정치신인이라할 초선 도전자는 ‘국민추천’ 대상 지역구인 대구동·군위갑 최은석 전 CEO, 대구북구갑 우재준 변호사, 영주영양봉화 임종득 전국가안보실 차장, 포항남울릉 대통령 당선인 정무2팀장 이상휘 후보 정도다. 권영진 대구달서병 공천자는 서울 2차례 총선 출마와 대구시장 재선 경력의 소유자니 신인이 아니다. 21대 국회에선 TK 의원 25명 중 절반이 넘는 현역을 교체하고 14명(56%)이 정치신인으로 등원했다.

이러한 신인 요구 여론은 21대 국회의원에 대한 평가가 그다지 높지 않아서다. 국민의힘 대구 중구남구 재선의 곽상도 의원이 ‘대장동 사태’ 연루 의혹으로 의원직을 사퇴했고, 지난해 당대표 경선에서 안철수·나경원을 불출마하도록 연판장을 돌린 48명의 초선 의원들 대부분이 공천됐다.

이에 따라 지역에선 투표율이 낮아질 것이란 예상도 있다. 중앙정치가 역대급 비호감 정당에다 진영 간 비타협적인 증오와 혐오 온라인 선동, 이로 인한 식물국회, 불체포 특권 위한 방탄 국회, 당내민주주의 붕괴 등에 대한 불신이다. 특히 ‘비례대표 국회의원’ 제도는 위성정당을 낳으며 정치를 병들게 하고 있다.

경북대구지역은 인천과 대전에 비해 변화가 더디다. 변화를 추구하고 선거 통해 통치자를 바꾸면서 사회경제발전의 동력이 생긴다.

한 원로정치학자는 “정당인지 야바위꾼들 집단인지 참으로 안쓰러울 정도로 막되어가고 있으나 양식있는 국민의 엄중하고도 역사적인 심판을 각오로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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