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인줄 끊겨 수심 1400m 아래로

17일 오전 2시 44분께 포항시 남구 구룡포 동쪽 120㎞ 해상에서 9.77t급 어선 A호가 전복돼 승선원 5명이 구조됐고 1명은 실종됐다. 사진은 해경대원이 A호에 접근하는 모습. 포항해양경찰서 제공
포항 먼바다에서 전복된 구룡포어선이 예인 도중 침몰했다. 향후 사고 원인 조사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19일 해경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포항시 남구 구룡포 동방 120㎞ 해상에서 전복된 9.77t급 어선 A호는 이날 오전 11시 47분께 포항해경 소속 함정을 통해 예인이 시작됐다.

그러나 오후 3시 예인 과정에서 예인줄이 장력을 이기지 못해 1차로 끊어졌고 오후 4시 예인줄을 다시 연결해 이동을 시작했으나 또다시 끊어졌다. 오후 7시 45분께 3차 예인을 시도했지만 예인줄은 재차 터졌고 A호는 수심 1400m 아래로 가라앉았다.

초기 사고 지점에서 A호는 약 15㎞ 거리를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은 침몰 어선이 인근 선박과 충돌하는 등 2차 사고 예방을 위해 항해자와 관계기관에 ‘항행통보’를 전달했다.

우선, 예인 당시인 17일 오후 4시 풍랑예비특보 발효예고 등에 따라 파고가 높고 바람이 거세지면서 기상이 악화됐던 상태였기 때문에 예인줄 장력이 저항 한계를 넘어선 것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후 19일 ‘해상수색구조기술위원회’를 급히 열어 외부업체 4명과 해경 직원 1명 등이 모인 가운데 후속 대책 논의에 나섰다.

기상이 잠시 호전되기도 했으나 이날 오후 6시부터 밤 12시까지 동해남부북쪽안쪽먼바다와 동해남부북쪽바깥먼바다, 20일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동해남부앞바다에 풍랑예비특보가 다시금 발표되면서다.

상황이 이렇자 예인한 후 본격 사고 원인을 조사하려던 해경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 셈이다.

내부 잠수 수색 과정에서 선체 등에 손상이 없었다는 정황을 파악했지만 객관적 증거가 남아있는 선박에 대한 육상 확인이 불가능해진 것.

현재로선 진술 조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포항해양경찰서 관계자는 “사고 원인은 수사부서에서 향후 밝혀질 예정”이라며 “기타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라고 말했다.

황영우 기자
황영우 기자 hyw@kyongbuk.com

포항 북구지역, 노동, 세관, 해수청, 사회단체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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