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19일 액상화 현상이 발생한 포항시 북구 흥해읍 용천리 인근 논에서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손문 교수가 샌드볼케이노 현상을 조사하고 있다. 경북일보 DB.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진앙지인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서 땅이 물처럼 변하는 액상화 현상이 곳곳에서 관측됐다. 포화된 지반이 지진에 의해 강성을 잃고 고체가 아닌 액체와 같이 움직임을 보이는 현상으로 교량의 낙교와 건물 침하로 인한 출입 불가능 등 사회 인프라 피해가 크며, 1995년 고베지진과 2011년 동일본지지 등에서 나타났다.

포항에서는 한국지질자원원구원 현장조사팀에 의해 모래 분출구와 진흙 분출구 30여 개가 발견됐는데, 1978 계기 지진이래 국내 최초로 액상화 현상이 관측되면서 우려가 제기됐었다.

국토교통부는 지진 액상화 평가 기준을 마련해 내진설계 안전을 높인다. 국내 지진 및 지반조건에 맞는 액상화 평가 기준과 구체적인 평가방법 등으 담은 ‘내진설계 일반(KDS 17 10 00)’ 개정안이 21일부터 시행된다.

현재 ‘내진설계 일반’의 액상화 평가 기준은 선언적으로 명시돼 있으나 산정식은 명시되어 있지 않아서 기술자가 액상화 발생 가능성을 검토하는 산정식을 임의로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국토부는 시설물의 내진성능 확보를 위해 4년에 걸쳐 액상화 평가방법을 개발했다.

국내 지반 및 지진 특성을 고려한 액상화 평가기준을 마련하고, 지진학회와 지반공학회 등 학계 검토와 공청회 등을 거쳤다. 이 밖에도 액상화 평가주체를 구체적으로 명시(지반분야 책임기술자) 하도록함으로써 기술자가 액상화에 대해 더욱 주의를 기울여 설계도서를 검토하도록 개정했다.

김태병 국토교통부 기술안전정책관은 “최근 튀르키예, 일본 지진 등으로 지진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이번 개정을 통해 시설물이국내 환경에 더욱 적합한 내진성능을 확보해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지진안전체계가 확립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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