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나교 드아트텍컴퍼니 대표·미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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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 미술은 크레타와 미케네의 선사시대 미술 이후, 기원전 650년부터 시작되는 아르카이크 시대에서 헬레니즘 시대까지를 통칭하는 말이다. 서구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독교와 함께 그리스 미술이 언급될 만큼 서양 미술사를 조망하기 위한 필수적인 사항이라 할 수 있다. 고대 그리스 미술은 양식 변화에 따라 일반적으로 아르카이크 시대(고졸기), 클래식 시대(고전기), 헬레니즘 시대인 3기로 나눈다.

독일의 미술사가이자 고고학자인 요한 빙켈만(1717~1768)은 〈그리스의 회화와 조각에 대한 의견>이란 자신의 논문에서 “우리가 위대하게 되거나 적어도 독특한 그 무엇이 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그리스인을 흉내 내는 것이다”라고 주장하며 다시 고대 그리스의 예술 이상으로 돌아가 그리스를 모방한 예술을 원본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미론 <원반 던지는 사람> 청동상 기원전 460년~450년

아르카이크 시대는 미술 방면에서 다양한 기법이 개발되고 발전한 시기로, 도기에 그려진 그림 위에 유약을 발라 검은색으로 구워내는 흑화식 기법과 배경을 검은색으로 굽는 적화식 기법으로 제작되는 도자기화가 성행하였다. 아직 회화나 조각은 독립적인 양식이 아니라 건축물 일부이거나 다른 조형물의 부수적인 수단이었지만, 인물 표현에서는 독특한 ‘아르카이크 미소’를 창출하기도 했다. 특히 이 시기에는 아테네, 스파르타 같은 도시국가가 생겨났고 이집트의 영향을 받은 기술로 제작된 거대한 대리석 입상이 세워지기도 했다. 초기에는 조각물 대부분이 이집트 미술처럼 예술적 목적이 아닌 종교적인 목적으로 제작되었지만, 그리스 문화예술의 정수가 되는 고전기를 향한 발판을 마련한 시기이기도 했다. 고대 그리스 미술의 특징은 이집트 미술에서 보이는 정형화된 양식과 규칙을 추구한 것과는 달리, 인체 표현에 있어 실제에 가깝고 생생한 묘사를 하고자 했다. 클래식 시대(고전기)는 인체의 뛰어난 묘사와 조화미가 최고조에 달한 전성기로, 서양미술의 원류이자 근대미술에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하였다. 고전기에서 실현한 조화와 균형에 의한 이상미는 14세기부터 16세기 사이 고대 그리스·로마 문화의 부활을 주창하며 일어난 르네상스뿐 아니라, 17세기 고전주의, 18세기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계승되었다. 혹자는 현대 미술이 아름답지 않음을 ‘이상미의 결여’라고 일갈할 만큼 그리스 미술의 고전기는 서양 미술사에서 원류가 되는 핵심적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인간의 신체에 대한 아름다움, 건강함과 자유에 대한 인식이 매우 높았다. 그리스 미술에서 재현되는 인간의 모습은 누드 표현이 대부분인데, 이는 구속이나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인간의 표현이자 인간 존중 사상이 내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정치적인 면에서 그리스는 민주주의 사회였기에 자유민 누구나가 개인의 자유를 누리고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진보한 체제를 갖추고 있었다. 이는 고대 그리스가 찬란한 문화예술과 철학, 문학 등을 꽃피울 수 있었던 동인(動因)이자 추진체가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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