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와룡산서 33주기 추모제

26일 오전 대구 달서구 와룡산 선원공원에서 개구리소년 33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이유경 수습기자

개구리소년 33주기를 맞아 유족들이 명확한 사인 규명 등을 촉구했다.

개구리소년 유가족들은 26일 대구 달서구 와룡산 선원공원 내 추모비 앞에서 추모제를 열었다.

이날 추모제는 유족, 시민단체, 대한불교조계종, 달서구청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해 헌화하고 추모비 옆에 설치된 ‘기억의 정원 우체통’에 추모글을 작성했다.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이하 전미찾모) 나주봉 회장은 AI 등 첨단과학수사사기법 활용, 개구리소년 추모관 건립, 유족 심리치료·생계지원 대책 등을 요구했다.

또한 미제사건 공소시효 진정소급입법 제정, 개구리소년 사건 진상규명 위원회 설치, 범죄 피해자 구조지원법 진정소급입법 제정, 경북대 법의학과 사인규명 의뢰서 원본파일 공개 등도 요구 사항에 포함됐다.

나 회장은 당시 실종신고 보상금의 행방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기업 후원 등으로 마련된 신고보상금 4200만 원 중 유골 최초 발견·신고자에게 각각 1000만 원이 지급됐다.

개구리 소년 장례식 때 나 대표가 사용한 몇 백만 원을 제외하면 이자 포함 3000만 원 정도가 남아야 하지만 찾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공소시효가 끝난 뒤 나 대표와 유족들은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게 추모 사업에 사용하겠다는 명목으로 남은 돈 반환을 요청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하지만 성서경찰서 담당 팀장에게서 당시 후원해준 포항제철 등 기업에 돌려줬다는 답변만 들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유족들은 33년이 지났음에도 진실이 밝혀지지 않고 잊혀지고 있는 현실을 통탄했다.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을 할 수도 없고 아무런 이유도 책임도 묻지 않겠다며 범인의 양심선언을 촉구했다.

DNA 재수사를 통해 범인을 잡은 대전 은행강도 사건 등을 언급하며 혹시 당시 유류품이 있다면 진실을 밝힐 수 있게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고 우철원 군의 아버지이자 유족 대표인 우종우 씨는 “속절없이 시간은 흘러가는데 33년간 변화가 없다는 것이 미안하고 안타깝다”며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 점점 잊혀지고 있지만, 그날의 진실을 꼭 밝혀내겠다”는 다짐과 함께 5명의 아이들 이름을 외쳤다.

한편 개구리소년 사건은 1991년 3월 26일 다섯 어린이가 와룡산 도롱뇽알을 주우러 갔다가 실종됐고 11년 6개월 만에 유골로 발견됐다.

공소시효 만료로 수사가 중단됐으나 2019년 재수사 지시로 현재까지 수사 중이지만, 별다른 단서가 나오지 않는 등 답보 상태다.
 

전재용 기자·이유경 수습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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