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한 교통에 종합유통단지 위치… 도심 접근성도 뛰어난 '알짜배기'

수십년 째 개발계획만 표류중인 대구 '검단들' 부지전경. 사진 가운데를 지나는 경부고속도로 위쪽이 검단들이다. 고속도로 아래쪽은 검단공단지역이다.

# 좌절의 연속, 검단들

검단동 개발이 처음 거론된 시기는 1970년대. 대구가 섬유산업으로 이름을 날리던 시기였다. 기존에 조성된 검단공단에 이어 2차 검단공단부지로 조성된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땅값이 솟았고, 주민들 사이에서 개발의 기대가 높아졌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섬유산업은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떠들썩하던 개발 소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 곳에 다시 한번 개발의 입김이 분 것은 대구시가 종합물류기능을 담당할 요충지를 물색하던 지난 1996년. 시는 검단들을 포함한 검단동 일대에 당시 1조2천239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검단종합유통단지' 계획을 발표했다.

'검단종합유통단지'는 당초 대구시가 지역의 화물수송량이 2011년까지 약 3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 2002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추진됐다. 시는 8천여억원에 이르는 민자 유치를 위해 해외로드쇼 3회 등 총 7회의 유치활동을 벌였고, 영남권 내륙화물기지 유치를 위한 30여회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민간투자가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직격탄은 바로 IMF외환위기였다.

외환위기 이후 대구시가 '도시물류기본계획' 수립용역을 위한 타당성 재조사를 벌였고, 결과는 암울했다.

2003년에서 2012년까지 대구의 화물 발생 및 도착량은 전체 물량의 평균 5%내외에 그쳤다. 2012년에 예상한 한해 물류량도 7천457만t에 불과했다. 처음 용역에서 나왔던 물류량(1998년)의 18% 수준이었다.

검단들은 지난 2006년 전국을 들썩였던 공공기관 본사 이전지로 궤도를 수정, 대구 북구청에서 추진하게 됐다. 하지만 신대구부산고속도로의 개통으로 동구 신서동에게 자리를 내줬다. 중앙고속도로까지 개통되면서 영남내륙화물기지는 경북 칠곡 지천면으로 확정됐다.

# 대구에 마지막 남은 알짜배기 땅

대구경북연구원 도시계획팀에 따르면 검단들은 대구지역에 얼마 남지 않은 대규모 개발가능지역이다. 경부고속도로를 비롯한 교통 편의와 인근 전시컨벤션센터 등 종합유통단지 및 도심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알짜배기 땅'이라는 것.

금호강 건너 동쪽에 위치한 봉무지방산업단지 예정지와 이어질 수 있고, 경부고속도로, 대구포항고속도로 등 교통도 편리해 '대구의 얼굴' 자리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검단들에 굴뚝이 없는 최첨단 산업단지나 레저문화단지 조성으로 최첨단 산업단지 조성을 통해 지역경제 회복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구청은 동구 봉무산업단지와 연계한 자동차부품산업이나 첨단산업 유치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검단동과 봉무동을 잇는 교량 건설을 위해 접근도로 등 사회기반시설 마련을 위한 대구시의 적극적인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시도 기운이 빠졌다. 잇따라 굵직굵직한 사업에서 고배를 마셨기 때문에 검단들 개발에 조심스럽다. 하지만 시 역시 검단들 개발의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수 차례 개발의지를 보였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지난해 세계적 금융위기 이후에는 전혀 진척이 없다"며 "이번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나 첨단의료복합단지 등을 계기로 검단들에 대한 개발을 다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연구원은 그동안의 실패사례를 비춰볼 때 민자유치를 위한 섣부른 판단이나 개발계획은 오히려 투기 대상이나 무분별한 개발로 전락할 수 있다고 했다.

대구경북연구원 측은 "민자 유치에 필요한 도시계획 및 지목변경 등의 계획이 나오면 오히려 무분별한 개발이나 투기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대구시가 적합한 개발을 위한 타당성조사 용역 등의 검토를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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